KAL기 납북 미수|배후 추적에 수사 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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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경=본사임시 취재반】KAL소속 F27지 납북미수사건을 수사증인 경찰은 26일 범인 김상태(21)의 배후에 다른 유력한 배후조종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단서는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상태가 범행에 사용한 사제폭발물의 제조방법을 금에게 가르친 정재식군(20)을 공범으로 보고 지난 24일 이복형인 서울 영등포구 사당동415 정석연씨(43) 집에서 검거, 그가 김에게 폭발물 제조방법을 가르쳐준 경위를 따지고 있으며 이들의 배후에 조종자가 있는지의 여부를 추궁하고있다.
경찰 조사에 의하면 정군은 작년 6월12일 범인 김의 사랑방에 세 들어 살던 중 11월25일 김이 정군에게 물고기를 잡아먹자면서 폭발물 제조법을 가르쳐달라고 요구했었는데 정군은 문산에서 살 때 용주골 미군부대의 종업원으로 있으며 폭발물제조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이들은 부엌에서 맥주 깡통 5개에다 다른 깡통조각으로 파편을 만들어 한통에 3백여개씩 나누어 넣고 선박발동기 시동약과 딱총 화약을 넣은 다음 납땜을 했으며 정군이 얼마 후 김에게 『왜 고기를 잡지 않느냐』고 묻자『좀더 기다려서 날씨가 풀리면 잡자』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군은『폭발물 제조방법은 가르쳐줬으나 공범한 일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뇌관의 출처에 관해 조사한 결과 이관욱씨(43·거진4구)가 고성군 죽왕면 문암리 다리 공사의 감독으로 근무하면서 TNT뇌관2개를 집에 갖다둔 것을 이씨의 아들 용우군(19)이 친구인 정군으로부터 부탁을 받아 넘겨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나머지 3개의 뇌관은 정군이 충남 모 부대 화학장교로 있는 6촌형 정 모 중위로부터 수류탄 뇌관 3개를 입수하지 않았나 보고있으나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범인 김이 범행 때 처음 폭발시킨 2개의 사제 폭발물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가장, TNT의 뇌관에 성냥불을 붙였으며 마지막으로 폭발시긴 폭발물은 김이 안전「핀」을 입으로 뽑은 점으로 보아 수류탄 뇌관일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정군의 6촌형인 정모 중위와 정군에게 TNT뇌관을 제공해 준 이관옥씨와 아들 용우군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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