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항서 잠시 귀국한 여류 철학박사 마들레인·김 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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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릴적부터 외국에서만 살다가 한국을 좀더 알고 싶어 방학을 이용, 잠시 귀국했어요』-. 2년전 오스트리아의 빈대학에서 『키에르케고르의 미학』이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마들레인·김의 차분한 귀국소감이다.
독립투사였던 외조부 임성업씨와 아버지 김득원씨와 함께 중국상해에서 자랐고 홍콩에서 영국학교를 다녔다는 마들레인·김의 어릴적 이름은 김봉랑.
지난해 4월 처음으로 한국에 와 약 2달동안 지내면서 무척 즐거웠다고 말하는 마들레인·김은 조금도 한국말이 서투르지 않다.
처음에는 사회학을 공부하다 교수의 권유로 철학을 하게되었다면서 힘들었지만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지난날을 말한다.
이론과 실생활이 일치, 철학자라기 보다 인격자인 키에르케고르에 매혹, 논문을 쓰게 되었다는 그는 일상생활을 성실하게 이론과 실제를 조화시키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마들레인·김은 지금은 홍콩 독일문화원에서 독일어를 가르치면서 홍콩대학 철학과에서 틈틈이 철학을 지도하고 있다. 가족은 미국과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세 남동생뿐.
열심히 공부만 하다보니 아직 결혼을 못했다는 그는 『9일 홍콩으로 떠나지만 꼭 다시 한국에 와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서 떠남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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