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한복의 손질과 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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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평소에는 즐겨입지 않던 사람들도 정월이면 한복으로 차려입는 경우가 많다. 세탁이 쉬운 양장과는 달리 입은 후 처리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하는 비단한복은 명절에만 하루이틀 입고 옷장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다.
잘 다듬어 간수해서 다시 꺼내입을 때 새옷처럼 입도록 해야한다.
비단옷감으로 지은 한복은 물에 마구 빨 수도 없으며 잘못 손질하면 광택이 없어지고 후줄근해져 헌옷처럼 되기 쉽다.
저고리는 보통 동정과 소매부리가 쉬 더러워진다. 동정은 될 수 있는대로 자주 갈고 보관할때는 떼어두는 것이 좋다. 소매부리에 묻은 때는 세모론에 물과 발콤 암모니아수를 섞어 미지근한 물로 때묻은 부분을 적신다음 분무기로 뿌려 잇솔로 살살 닦아낸다. 다 닦아낸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다시 닦아 깨끗하게 말린다.
또 치맛단에 붙은 먼지나 흙은 솔로 잘 털어내고 때가 많이 끼었을때는 저고리부리와 같은 방법으로 뺀다. 이때 흔히 벤진으로 닦아내기도 하는데 이렇게하면 얼룩이 지기 쉬워 자칫하면 옷을 버리게 된다.
옷에 기름이 묻었을때는 기름이 묻은 곳에 깨끗한 수건을 받치고 중성세제(큰 스푼으로 반)에 물 1컵을 섞어 분무기로 기름이 묻은 곳을 적시고 칫솔에 벤진을 묻혀 살살 문지르거나 솜이나 가제로 닦아낸다. 이때 깨끗하지 않으면 깨끗한 비누물로 씻어내면 된다. 너무 벤진을 진하게 쓰거나 마구 문지르면 얼룩이 가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 기름이 묻은 곳 주위에도 약간 손질을 곁들이는 것도 얼룩을 막는 요령이다.
술종류중 막걸리가 묻었을때는 연한 비누물로 닦아내면 되지만 정종이나 맥주인 경우에는 암모니아수와 알콜을 같은 분량으로 섞어 뿌리고 미지근한 비누물을 칫솔에 묻혀 닦아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얼룩이라도 그 자리에서, 곧 손질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절대로 비비지 말아야한다. 표면에 묻은 것을 비비면 옷감의 조직속까지 얼룩이 스며들어 천이 상하고 얼룩을 빼더라로 자국이 생기게 된다. 더구나 비단 옷감은 얼룩에 매우 예민한 천으로 입었을때 조심하고 처리도 한결 세심히 하도록 해야 한다.
또 한복에 필수적인 버선도 한번만 신으면 더러워진다. 캐쉬밀론 솜버선은 미지근한 물 중성세제를 풀어 5분쯤 담가뒀다가 때묻은 곳을 가볍게 문지르면 간단히 세탁된다.
때묻은 곳과 얼룩이 간곳을 다듬은 저고리는 잘 개켜 옷장에 차곡차곡 간수하고 치마는 뒤집어서 솔기를 따라 여섯골로 접어 옷장에 간수한다. 흔히 치마를 걸어 두었다가 입는 일이 많은데 이것은 하루쯤은 무방하지만 오래 걸어두면 주름에 따라 줄이 죽죽지게 되므로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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