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4)인간혁명의 물결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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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에 와서 일부 외국학자들 사이에서는 국민총생산고, 이른바 GNP의 증가가 경제발전, 나아가서는 사회복지의 참다운 지표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해 많은 회의와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고 듣고있다. 이것은 생산의 증가가 윤택한 물질생활을 가능케 해주는반면, 경제의 발전이 가져오는 갖가지 공해문제나 환경의 파괴가 이제 사람으로하여금 인간다운 생활을 허락하지 않은 정도에까지 도달한데 대한 하나의 반성의 소리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총력을 경제발전에 집중하는 것은 70년대의 민족적 과제로 되고있음이 틀림없다. 그리나 여기에 열중하는 나머지 이에 수반하는 갖가지 문제가 간과되기 쉬운 것도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바와 같다. 일반적으로 후진사회가 공업화·근대화의 길을 걸을때는 많은 애로가 있지만 반면 선진사회가 갖지못했던 많은 잇점도 가지고 있다.
앞선사회의 경험을 손쉽게 살릴 수 있다는 것, 또 이미 개발된 기술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그 가장 으뜸가는 잇점다. 동시에 앞선 사회의 공업화·근대화 과정에서 흔히 못보고 지나기 쉬운 것은 그들이 그 과정을 밟는 사이에 겪었던 인간태도의 변화의 문제다.
『근대성은 생활양식이다. 근대적 스타일을 형성하는 행위의 총체는 사람의 마음의 틀-차안과 피안에 대한, 또 나 자신과 나의 동포에 대한 마음의 틀에 의해 그 전체적통일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근대적 심정의 근원에는 인간의 생활과 그 생명에 대한 존엄성의 인식이 기반이 된다. 새해를 맞이해 절감하는 것은 우리사회에도 경제건설과 아울러 인간혁명의 조용한 물결이 이제 일어나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해영(서울대 문리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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