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앞에서 … 리틀 박세리가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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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배희경. [평창=뉴스1]

짧은 머리, 튼튼한 하체는 물론 걷는 모습까지도 박세리(36·KDB산은금융)를 닮은 선수. 생일도 9월 28일로 같아 ‘리틀 박세리’라 불리는 배희경(21·호반건설)이 프로 데뷔 3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29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DB 대우증권 클래식 최종 라운드. 비가 내리는 가운데 1타 차 2위로 출발한 배희경은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1언더파로 우승했다.

 배희경은 비와 인연이 많은 선수다. 국가대표였던 2010년 LIG 클래식에 출전했다가 우천으로 최종 3라운드가 취소되면서 행운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 최종일에는 스윙에 방해가 될까 봐 우비 상의도 입지 않고 경기를 했다.

 양수진(22·정관장)과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배희경은 13번 홀까지 1타 차 공동 2위를 달렸다. 그러나 14번 홀(파5) 버디에 이어 3명밖에 버디를 잡지 못한 가장 어려운 16번 홀(파4) 버디로 승기를 잡았다.

 배희경은 LIG 클래식 우승 뒤 2011년 프로로 전향해 270야드에 달하는 장타로 주목받았지만 첫해 상금랭킹 35위, 지난해 36위에 그쳤다. 그러나 박세리와 박인비(25·KB금융그룹) 등 해외파가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며 최고의 날을 맞았다. 배희경은 “박세리·박인비 언니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 앞에서 우승하게 돼 더 뿌듯하다”고 했다.

 김하늘(25·KT)은 14번 홀까지 1타 차 선두에 올라 시즌 2승에 도전했지만 15번 홀(파3) 3퍼팅 보기로 땅을 쳤다. 양수진도 퍼팅 난조로 1타를 잃고 2승의 꿈을 접었다. 해외파 중에서는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과 박인비가 2언더파 공동 10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우승자 박세리는 6오버파 공동 33위, 최나연(26·SK텔레콤)은 7오버파 공동 43위로 대회를 마쳤다.

평창=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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