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 총장 후임 싸고「매터도」사 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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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 최고의, 아니 세계에서 한두 째로 꼽히는 명문하버드 대학이 마치 벌집 쑤셔놓은 듯 와글와글하고 있다.
네이턴·마쉬·퍼쉬 현 총장이 내년 6월 임기 만료로 귀거래사를 부르는 대로 과연 누가 그 대통을 이을 것이냐 하는 것을 두고 갖가지 억측과 점 쾌가 매터도 작전과 더불어 중구난방으로 터져 나오는 판이다.
일전엔 매지 하버드·크릴슨에 난데없는『후임총장 임명』기사로 학교 안팎을 발칵 뒤집어 놓았는데 알고 보니 이 명문 대학의 경쟁자 예일 대학생들의 가짜 신문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미 23명의 유력한 후보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4명 총으로 압축돼 있다는 소식.
그 가운데 현 미시건 대학총장이자 흑인인 클립튼·퍼튼씨(44)나 약관 29세의 하버드 대 영 학문 조교 원이자 유태계의 로저·로젠블란트씨 같은 뜻밖의 인물이 끼여있어 미국 소수파의 비위를 맞추려는 매터도의 냄새를 풍기고 있다는 것.
이상한 건 23명 중 17명이 경제학과 이공과 계통의 비인 기계. 에드워드·파슬 같은 노벨 상 수상자의 이름도 들어 있다. 그리고 11명이 현직 하버드 교수이고 3명이 현직 총장들이며「닉슨」의 대학 문제 담당보좌관 알렉산더·러드 교수도 특히 눈을 끌고 있다.
4명의 유망주란 그「뜻밖의」의 2명 말고도 하버드의 드레크·보크(40) 법대학장, 존·던로프 문리대 학장(경제학자)이 손꼽히고 있다.
이렇게 학계의 영웅 호걸들이 자천타천으로 칼을 갈고 있는 가운데 선출 권을 쥔 하버드 이사 진 7명은 학문적 기여도를 제1 요건으로 내세우면서『세상아, 멋대로 입방아를 찧어라』하는 식의 침묵을 지키고 있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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