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 어떻게 봐야 할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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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요리·연기·모델·춤에 이어 창업에 맞선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기 비결은 간단합니다. 나와 비슷한, 혹은 나보다 더 불우해 보이는 일반인이 등장해 재능만으로 어려운 과제를 통과하고, 결국 큰 상금을 거머쥐며 꿈을 이뤄내는 장면이 대리만족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겁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승자 독식 구조는 지나친 경쟁심리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신문과 교과서를 통해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에 대해 살펴봅시다.

정리=박형수 기자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수억원을 넘나드는 상금부터 저마다 사연을 갖고 있는 출연자들의 개인사까지 관심을 끌어모읍니다. 가장 큰 요인은 출연자의 깜짝 놀랄 만한 재능입니다. 카메라 앞에서 주눅 들어 말도 제대로 못할 만큼 평범하고 어눌해 보이던 출연자가 놀라운 재능으로 도도한 심사위원들을 멍하게 만드는 반전의 순간, 시청자들은 통쾌함을 느끼며 환호합니다.

 신문 기사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에 대해 ‘우리가 꿈꾸는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갈망을 대리만족시켜 주기 때문’(2013년 7월 26일자 29면)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꿈을 이뤄낸 평범한 인물의 성공담은 마치 불공정한 편파 판정을 극복하고 승리를 거머쥔 스포츠 영웅의 모습처럼 감동과 희열을 불러일으킨다는 겁니다.

 이런 분석은 곧 ‘현재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하소연이 더욱 자주 들립니다. 열정과 재능은 넘쳐나고 피나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지만 기회를 얻는 게 쉽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들은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자의 사연에 쉽게 동화되고 그의 성공을 응원하게 됩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도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젊은이의 꿈을 볼모로 잡는 무한 잔혹극’(2013년 9월 6일자 21면)이라는 겁니다. 승자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어마어마한 상금까지 거머쥐지만 나머지 도전자는 패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무섭고도 씁쓸한 프로그램이라는 말입니다.

 지금도 TV를 켜면 심사위원 앞에 선 오디션 도전자들의 모습을 여러 채널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려내는 성공 스토리를 교과서에서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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