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법률상담소에 10년 근속|강영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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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가정 법률 상담소는 지난 5일 창립10주년 기념식에서 10년 동안 근속해온 한 직원을 표창하는 조촐한 기쁨을 가졌다. 그날의 주인공은 강영애씨 이대 법정대의 졸업반이던 60년 4월부터 상담소 간사로 일하기 시작, 그 동안 1만 명 이상을 상담해온 강 여사는『보람있는 나날』이었다고 10년의 소감을 밝힌다. 몸이 아픈 사람들이 찾아오는 병원처럼 마음에 병든 사람들이 의논하러 오는 가정 법률 상담소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어야 하는 직장이지만 때로는 화해의 꽃이 피기도 하고 곤경에 빠진 사람들에게 늘 힘이 되어주기 때문에 후회가 있을 수 없는 직장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1956년 이태형 박사에 의해 여성 법률 상담소로 문을 연 이 단체는 7년 전 가정 법률 상담소로 이름을 바꿨다.
이에 따라 3%정도이던 남성 상담자가 30%로 늘었는데 이들은 상담소에서 친지의 충고를 듣듯 의견을 듣고 파경에 이른 가정을 위해 최선의 수습책을 모색한다고 한다.
10년을 일해 오는 동안 일방적으로 피해만 입던 여성들이 많이 줄어들고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여성들의 자아가 눈에 띄게 강해진 것을 발견했다는 강 여사는『또 하나 결혼생활을 좌우하는 것은 학교 교육이 아니라 가정교육의 영향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어릴 때 가정교육으로 이루어 놓은 인품과 자라난 환경의 영향이 90%이상 미치는 것을 보고『학교교육이 이렇게 얄팍했구나』하고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가정 법률 상담소에 실습 나온 졸업반 여대생이나 처음 일하러온 점은 여성들은 결혼생활의 어두운 면만을 보고는 질려서『시집 안 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5년 전에 고등학교 교사 정해두 씨와 결혼, 2남을 두고있는 강 여사는『남편의 도움과 결혼생활의 경험이 자신을 크게 성장시켜 남의 불행을 돕는데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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