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졸인 고건… 대통령 취임파티도 못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7면

고건(高建)총리 지명자는 25일 오전 열린 노무현(盧武鉉)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서울 동숭동 자택으로 돌아와 칩거했다.

그는 전날까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본인이 '독서실'이라 부르는 서울 종로5가 여전도회관의 사무실에 출근해 왔다.

盧당선자 측이나 인수위에선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총리인준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高지명자에게 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高지명자도 총리인준 동의안은 결국 통과될 것으로 믿는 듯했으나 특검법과 연계돼 인준안 처리가 하루 지연되자 마음을 졸이는 듯했다.

그는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이고 뭐, 지금이야. 내가 뭐라고 하겠느냐"며 조심스러워했다.

처리가 지연되는 데 대해선 불편한 기색을 엿보이기도 했다.

高지명자는 "청와대에서는 동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는 것 같은데"라는 질문에 다소 퉁명스럽게 "그래도 그렇지, 국회가 잘 봐 줘야지"라고 말한 뒤 함구했다.

인준안 처리가 진통을 보인 탓에 高지명자는 이날 오후 4시에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있은 대통령 취임경축연회에도 나가지 못했다.

그동안 대통령직 인수위에선 高지명자에게 보좌관을 파견해 업무파악을 돕도록 했고, 정찬용(鄭燦龍)청와대 인사보좌관 등을 통해 조각인선 내용을 전달했다.

高지명자는 조각 과정에서 교육부총리로 경기고 후배인 오명(吳明)아주대 총장을 추천한 것을 비롯해 일부 부처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지인들을 밀기도 했다.

그러나 인준 부결시 그간 짜놓은 모든 인선이 뒤죽박죽된다는 점에서 盧대통령 측이나 高지명자 모두 초조한 표정으로 국회를 지켜봐야 했다.

강민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