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경제학|폴· A· 새뮤얼슨<미 MIT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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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근착 외지는 M I T 경제학 교수「새뮤얼슨」의 선거와 경제에 관한 이색적인 글을 실었다.
11월 3일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의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는 이때 「새뮤얼슨」은 과거의 예로 보아 『불황일 때는 민주당이 유리하고「인플레」일 때는 공화당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최근의 미국 경제는 불황인데다 「인플레」까지 겹치고 있어 선거의 양상은 도무지 예측 할 수 없다는 것.
다음은 그 초록.
선거에 관한 한 정치학의 이론이 별로 맥을 못쓴다. 정치학뿐 아니라 행동과학이나 사회학 이론도 선거의 결과를 예측하는 대는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너무 믿었던 「해럴드·윌슨」 이나「톰·듀이」, 심지어는「프린스턴」의 여론조사 담당자들도 소위 획일성이라는 점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다. 정치학이나 사회학이 이른바 선거 행태에 관한 적절한 이론을 확립하기에는 아직도 요원하며 사학이나 사학자들도 사정이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저명한 역사학자인 고「악더·슬레징거」1세가 대충 16년을 주기로 보수주의와 개혁주의의 대체가 이루어 지고있다고 주장한바 있다.
경기순환의 주기를 구명하기 위해 일생을 다 바친 냉소적인 경제학자들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의 이른바 정치행태 주기론을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그러한 이론의 실증적 뒷받침으로 내세웠던 48년의「트루먼」에 대한「듀이」의 승리예상은「트루먼」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끝났다.
선거에 관한 한 경제학은 좀더 유용하다. 단순한「마르크스」이론이 옳다면 부자는 공화당에, 그리고 노동자는 그가 어떤 인종이든 어떤 민족이든 간에 그의 경제적 이해에 따라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다.
대기업 때문에 몰락한 중소기업이나 기업농들은「파시즘」에 추파를 던지거나 또는 후생을 표방하는 정당과 제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각본은 너무나 단순하다. 이 같은 경제적 결정론은 균형적인 양당체제 아래서 어떻게 공화당이 56년에는 이겼고, 64년에는 졌는지에 대해 중요한 해결의 열쇠를 주지 못하고 있다.
선거에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기이다.『불경기는 여당에 불리하다』는 얘기가 있다. 예를 들어 「T·루스벨트」보다 훨씬 매력이 많았던「H·후버」가 32년에 재선되지 못한 것은 불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맞지 않는 것이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으로 공전의 호황을 구가하던 52년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아이젠하워」의 공화당에 패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얘기도 있다.『선거를 앞둔 불경기는 민주당에 약간 유리하고「인플레」는 공화당에 약간 유리하다.』이런 얘기의 근거로는 유권자들이 민주당은 금융정책에 민감하고 공화당은 정통적인 재정정책을 더 신봉하고 있다는 사실을 예리하게 간파한 때문으로 보인다.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지금 미국 경제는 불경기에다 「인플레」까지 겹치고 있다. 「닉슨」대통령은 60년의 불황 때 「케네디」의 민주당에 패배 한 사실을 상기한다면 행운이 그와는 반대편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경기침체의 국면은 그의 보좌관들이 주장하는 대로 회복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9월중의 실업증가율 5·5%는 비록 이례적인 고율 이지만 유권자들은 이를 투표 때까지 잊지 않을 것이다. GMC 노동자 파업도 공화당에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경제학이 선거에 대해 전부를 얘기하지는 않는다. 유권자들이 전쟁·학생 문제 또는 법과 질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선거의 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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