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교정 떠나 김포묘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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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학여행길에 중앙선 열차충돌사고로 목숨을 잃은 서울인창고교 교감 정경근씨와 2년1반 담임교사 정혜일씨 및 학생10명, 사진사 유병희씨(6회 졸업생) 등 13명의 합동장례식이 19일하오 인창고교 교정에서 학부모·스승·많은 시민들의 애도 속에 학교장으로 올려졌다.
서교장은 조사를 통해 『빈사지경을 헤매면서도 침착하라고 소리소리 지르면서 비명에 가신 교감선생님, 이제 다시 그 어디에서 찾는단 말입니까. 또 못다 핀 꽃봉오리들, 그대들의 정든 교실엔 옆자리가 텅 비어 있습니다. 편히들 잠드십시오. 엄마들의 고요한 자장가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라고 하면서 목이 메어 조사를 채 읽지 못하고 몇 번이나 중단했다.
학생대표 임군은 『결실을 본다는 계절에 아직 망을 진 꽃봉오리들이 채 꽃피지 못하고 간 벗들은 어느 누구의 손길이 닿아 그 커다란 배움의 꽃봉오리를 활짝 피울 수 있단 말입니까』하면서 흐느꼈을 때 모두 긴 오열에 젖었다.
학교당국은 명예 졸업장을 1명에 2장씩 미리 마련, 경서중학 장례식과 똑같이 1장은 희생학생의 관속에 넣고 나머지1장은 부모에게 수여키로 했다. 장례는 제자와 학우 1백4명에 의해 유해가 운구, 앰블런스 14대에 실려 장지인 김포군 김포읍 감정리 고려공원 김포묘지로 떠났다.
한편 인창학교는 묘지에 20m높이의 위령탑을 세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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