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의 함정…수상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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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여름 방학과 함께 「바캉스·시즌」이 제철에 들면서 유원지를 비롯한 곳곳에서 익사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엄청난 인파가 지나간 휴일 끝에는 으례 수상사고가 발생. 물가를 어지럽게 한다. 경찰은 6월에 접어들면 해수욕장 수영장가에 여름 경찰서를 마련, 수상안전을 지도하고 있으나 익사사고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바캉스」 인파의 증가에 비례하여 오히려 늘어나는 한편, 여름을 시원하게 안전하게 보내는 길은 없을까. 수장사고의 원인과 안전대책은 어떤가.
치안국 집계로는 올해 들어 7월말 현재 전국에서 1백 68명이 물놀이하다 빠져 죽었다.
모두 2백 52건의 사고가 났으나 96건은 구조대에 의해 살아났고 l백 68명은 숨진 것이다.
물놀이는 이제 8월 한 달이 「피크」가 된다. 8월 달 중에는 더 많은 희생자가 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특별한 물 조심이 아쉬운 것.
지난 68년과 69년의 사고통계를 보면 1년 평균 8백명 안팎이 수영하다 목숨을 잃었다.
68년에는 1천 7백 43건의 사고가 나서 9백 84명이 구조되고 7백 59명이 죽었고 69년에는 1천 7백 86건에 9백 명이 구조되고 8백 86명이 익사해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69년도의 익사자 8백 86명을 놓고 사고원인을 분석해 본 결과로는 4백 69명이 수영 미숙인 채 깊은 물에 들어갔다가 죽었고 2백 18명은 부주의로, 1백 21명이 심장마비, 78명이 술 마신 채 물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냈다.
연령별 분석으로는 4백 48명이 20세 미만. 특히 10세 미만이 2백 67명이 되고 20세 이상의 성년은 1백 71명으로 나타나 철없는 어린이들이 물에 빠지기 쉽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사고가 난 곳은 허가된 수영장은 23명으로 극히 낮고, 해수욕장 69명인데 비해 강변이 7백 94명이나 되어 강가에서의 어린이들끼리의 물놀이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여름철에 멱을 감을만한 곳이 2천 6백 19개소가 있다.
내용은 해수욕장이 64개소, 수영장 36개소, 저수지 1천 2백 19개소, 강가 1천 92개소이다.
이중 64개의 해수욕장에는 5백 78명의 수상안전대가 배치되어있는 등 모두 5천 6백 34명의 구조요원이 있으나 사고를 모두 방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고정 경찰관의 배치 형편은 총 3백 44명 중 64개소의 해수욕장에 2백 12명이 나가있고 36개의 수영장에 69명, 1천 92개소의 하천 변에는 52명, 1천 2백 19개의 저수지에는 11명만이 나가 있어서 안전 지도 등 예방조처에 따르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관이외에 대한적십자사에서도 각 시도별 적십자사를 통해 수상안전을 지도하고 있지만 대체로 이름 있는 해수욕장 몇 개에 치중하고 있을 뿐 한적한 산골의 개울가까지 미칠 수 없다.
더욱 구조나 계몽의 손이 미치기 어려운 것은 최근 청소년들이 산골로「캠핑」하는 영역을 넓히고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68년∼69년에는 l6·7%의 증가율을 보였고 70년은 69년에 비해 약 20%의 성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바캉스」인구는 68년에 9백만명, 69년에 l천만명이었고 올해는 l천만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와 같은 피서객의 증가와 이에 따른 사고의 증가를 막기 위해서 결국 경찰이나 적십자사 요원들의 지도가 필요한 것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물놀이하는 개개인의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된다. 대한적십자사는 안전한 물놀이로 즐거운 여름을 보내는 기본적 소양으로 10가지를 내놓고 있다.
즉 ①물에 들어가기 전에 기본운동을 한다. ②물로 손 발 겨드랑을 추겨 체온을 물 온도에 적응시킨다. ③바닥의 상황을 잘 모르는 강가나 바다에는 뛰어 들지 않는다. ④물살이 세거나 경사가 급한 웅덩이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⑤수영장이라도 수영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안전요원들이 있는데서 한다. ⑥물살에 휩쓸리면 당황하지 말고 물결 따라 흐르면서 옆으로 빠져 나온다. ⑦햇빛이 너무 뜨거울 때는 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⑧다리의 교각부근 말뚝 근처 등은 물이 소용돌이쳐 위험하다. ⑨사고가나면 큰 소리로 구조요청을 한다. (체면 때문에 소리지르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⑩쥐가 나면 당황 말고 옆으로 기어 나온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안전시설이나 구조대가 있는 해수욕장의 사고보다 개울이나 강가의 사고가 많은데 대비하여 ①학급 학교별로 순회교양을 하고 ②지역별로 수영가능지역을 개발, 한 곳에서 물놀이하게 하며 ③구조장비를 수영장이 있는 마을 단위로 갖추도록 지도하고 있으나 안전을 지키는 길은 철없는 어린이를 잘 보호하는 부모의 책임과 위험한데 접근하지 않는 물놀이는 자신의 판단에 달려있는 것이다.<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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