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통상압력 거세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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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의 무선인터넷 표준화 작업 등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에이미 잭슨 미국 무역대표부(USTR) 한국담당 부대표보는 최근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첨단 정보통신산업 표준화 작업이 무역장벽이 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며 "올해 가장 큰 이슈가 될 분야는 정보통신"이라고 말했다.

USTR와 미 무역업계에 따르면 현재 USTR 내에서 논의 중인 정보통신분야의 주요 대한(對韓) 통상 이슈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화작업(WIPI)과 ▶무선인터넷용 신규 주파수 배정계획 등이다.

WIPI는 휴대전화 이용자가 인터넷을 쓸 때 휴대전화사업자가 달라도 게임 등 각종 프로그램을 서로 전송.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협회가 내놓은 기본 운영프로그램의 표준화 방안이다.

한국의 정보통신부는 현재 권장사항인 WIPI를 앞으로 의무화하겠다는 방안을 이미 밝힌 상태며, 광대역 주파수인 2.3㎓대를 무선인터넷용으로 배정해 이를 위한 사업자 선정 및 관련기술의 표준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미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반발하는 이유는 한국이 WIPI나 무선인터넷용 신규 주파수의 기술표준을 의무화할 경우 이와는 방식이 다른 선마이크로시스템스.퀄컴.마이크로소프트사 등 미국 기업의 한국시장 진출이 막힌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잭슨 부대표보는 최근 한국 정부 측에 "업계 판단에 맡기지 않고 정부 주도로 표준을 의무화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기술장벽 금지조항에 어긋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이미 제소를 위한 사전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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