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이윤구 전 한적 총재 별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이윤구(사진)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지난달 30일 미국 하와이주에서 별세했다. 84세.

 고인은 인도적 대북 지원사업에 큰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1973∼81년 유엔아동기금(UNICEF)에서 일하며 공적인 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이후 서울평화센터 이사장, 인제대 총장,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등을 지냈다. 대한적십자사 총재 재임 때인 2004년 북한 평남 용천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나자 직접 현지를 방문해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고인은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1929~68) 목사식 대중운동을 강조했다. 함석헌(1901~89) 선생은 생전 “성경은 이윤구가 내게서 배우고, 이윤구는 나에게 평화주의를 가르쳤다”며 고인의 철학을 평가했다. 국제봉사를 활발히 한 공로로 70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82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차신애씨와 아들 신일(변호사)씨, 딸 윤희(사회사업가)씨 등이 있다. 서울 수송동 한산이씨대종회 사무국에 분향소가 3일까지 마련된다. 추모예배는 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 YMCA 대강당에서 열리며 장례식은 미국 하와이 현지에서 진행된다.

한영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