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청소년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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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있는 「세계 기독교 학생연맹」(WSCF)이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주최한 「아시아 지도자 개발 세미나」가 지난 4월 25일∼7월 24일 3개월 동안 일본 「시즈오까」에서 열렸다. 한국을 비롯, 일본 「홍콩」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실론」 「피지」 태국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서아 13개국과 미국으로부터 총27명의 대표가 참석한 이번 「세미나」에 한국 대표로는 정희경 교수(성대·교육 심리학)와 안재웅씨(한국 기독교 학생연맹 간사)가 참석했다. 22일 귀국한 정 교수에게 이 세미나의 내용을 들어본다.
격동하고있는 「아시아」의 정세 속에서 「아시아」의 지도자, 지식인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비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열린 이번 「세미나」는 세계 기독교 학생연맹이 동남아에 세운 3개년 계획 중 1차 연도의 것이었다.
참석한 대표는 몇 명의 교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청년지도자였으며 토의 내용은 크게 나누어 「동남아의 경제 발전」「정치·이념적 문제」「각 국의 학생운동」등이었다.
1985년도 세계 제일의 국민소득을 내다보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급격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경제는 일본의 국토가 천연자원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이룩되었다는 점에 보다 큰 문제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되었다. 개발도상에 있는 동남아 여러 나라는 경제적인 면에서 필연적으로 일본과 긴밀한 관계에 놓여있으나 이들이 중진국에 들어설 시기에는 일본과의 관계가 지금과 같을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새로운 「아시아」정책, 중공의 문화 혁명, 중소 관계 등이 중점적인 정치문제로 다루어졌으며 동양의 정치 이념 등이 분석 토의되기도 했다.
각국의 학생운동은 대부분이 그 형태와 내용에 있어서 비슷하게 발전되었는데 이는 우리 나라 대학생들의 운동과는 다른 성질의 것이다. 동남아의 학생은 거의가 맹목적이라고 할만큼 일률적으로 반체제를 주장하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 대학교 2∼3학년 학생은 극단적인 반체제 운동을 벌이고 있어 대학 교수도 일부는 동조, 일부는 무관심, 일부는 기성세대를 고집하는 층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광적이라고까지 표현될 수 있는 그들의 행동은 일단 4학년에 올라가고 사회에 발을 디디면 완전히 틀이 잡힌 자본주의 체제 속에 흡수되어 기성세대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카니벌」과도 같은 학생운동은 그 세력이 대단하나 일부 학생에 의해서만 행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안정된 사회에서는 오히려 성장 과정의 한 단계라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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