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의 성장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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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은행은 16일 69년도 GNP확정추계를 발표했다. ??정추계치 보다 성장율이 더욱 높은 것으로 판명된 69년의 CNP는 불변시장가격 「베이스」로 1조3천65억 원에 이르러, 68년에 비해 15·9%의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또 1인당 GNP는 6만5천7백41원으로 연간1만1천7백59원이나 늘어났으며, 대금 배분율도 68년의 37·9%에서 69년에는 38·7%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GNP성장율 15·9%를 재래한 부문별 성장율을 보면, 농림수산업이 11·9%, 광공업 21%, 그리고 사회자본부문이 28·4%씩의 성장을 이룩한 것으로 돼있다. 이와 같은 성장률을 뒷받침한 투자율은 30%에 이르러, 68년의 26·7%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또 투자의 자금원천을 보면 해외 자본투자율은 68년의 11·6%에서 69년에는 11·2%로 떨어진 반면, 국내 저축비율은 15·%에서 18·8%로 제고되었다.
이러한 높은 투자와 고도성장은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 나라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시준 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래의 지나치게 높은 고도성장추세는 정부당국자들도 우려를 표시할 만큼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면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성장의 건실한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에 마른 일련의 문제점들을 이제부터 더욱 신중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고도성장이 고율투자 없이 지속되기는 힘드는 것이며, 우리의 실정으로 보아, 고율투자는 고율 외자도입으로 지탱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그러한 고도성장은 곧 국제수지경상적자폭의 확대와 직결되고 있음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면서 높은 성장율을 지연할 것인가를 보다 장기적인 안일에서 다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우리는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밀고 나가는 것이지만, 수출「드라이브」 정책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는지는 의문이라 할 것이며, 때문에 좀더 진지하게 기본정책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고율투자정책은 필연적으로 「인플fp」 문제를 제기하게 되는 것이다. 당국은 최근 긴축정책으로 물문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금융긴축만으로 지속된 고율투자·고도성장정책이 파생한 「인플레」 압력을 상실하여 나갈 수 있겠는지 의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70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금융긴축으로 저축성예금의 증가율이 현저히 저하함으로써 고율투자를 위한 자금동원에 새로운 문제점이 제기되기 시작하고 있음도 주목할만한 일이라 할 것이다.
한편 저축성예금의 증가율의 둔화를 막기 위해 긴축을 푸는 경우, 예금증가는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 대신 「인플레」 압력이 다시 가중된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다시 한번 충분히 「체크」하고 나서, 성장정책문제를 다루는 여유를 우리는 가져야 하겠다는 것이다.
끝으로 도입원 외자의 원리금상환압력은 외자의 순 유입효과를 크게 감퇴시키고 있는 반면, 국내 금융문제에 커다란 혼란요인을 형성하고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그 외에 환율과 물가의 「갬」 문제가 금융 및 수출증대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게 된 것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인과관계를 풀어나가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면서 성장율을 어느 수준에서 유지해야 할 것이냐 하는 점이 앞으로 해결해야할 당면과제라 할 것이며, 이점 우리의 깊은 성찰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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