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KAIST에 둥지 틀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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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됐던 개념 미술가 양혜규(42)씨는 세계 곳곳을 옮겨 다니며 작품 활동을 하는 ‘노마드(유목민) 작가’로 통한다. 1994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술학교에 진학한 이래 영국·일본·프랑스 등에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1년씩 머물며 창작 활동을 해왔다. 그는 “예술가들에게 집과 작업실을 제공해 주는 레지던시(residency) 프로그램을 자주 이용했다”고 말했다.

 KAIST가 예술가들에게 캠퍼스 내 숙소·작업실을 제공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27일 밝혔다. 모토는 ‘과학과 예술의 교류’다. 서울·인천 등 지방자치단체와 공공미술관 등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은 있지만 대학 가운데는 처음이다.

 지원 대상은 순수 문학, 드라마 대본, 영화 시나리오 등 스토리텔링 창작 작가다.

 다음 달 4일까지 공모를 통해 총 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선정 작가에겐 최장 6개월까지 숙소와 49.5㎡(15평) 규모 집필실, 월 80만원의 창작 지원금을 제공한다. 중앙도서관을 개방하고 실험실 탐방, 연구진과의 일대일 만남을 주선하는 등 과학-예술 교류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을 제안한 오준호(기계공학과 특훈교수) 대외부총장은 “작가는 과학자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상상력을, KAIST 구성원들은 예술가와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감성·창의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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