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포스트 그린스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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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언론들이 벤 버난키(51.사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가 내년 1월 말 임기만료로 물러나는 앨런 그린스펀(79) FRB 의장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버난키가 지난 1일 부시 대통령에 의해 부시 2기 행정부를 이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의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

프린스턴대 교수(경제학)로 근무하다 2002년 8월 FRB에 합류한 버난키는 "지명을 받아 영광스럽고 CEA 의장직을 수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의장을 포함해 3명으로 구성된 CEA는 백악관의 경제정책 줄기를 잡아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버난키가 상원 인준을 받아 CEA 의장이 되면 부시 행정부의 최대 현안인 연금 및 세제 개혁 작업을 풀어가야 한다.

그레고리 맨큐 전임 CEA 의장은 지난 2월 물러나 하버드대학으로 돌아갔으며, 지금은 CEA 위원인 하비 로젠이 임시 의장을 맡고 있다.

언론들은 이를 계기로 버난키 의장이 강력한 FRB의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동안 FRB의 의사결정에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인플레이션 우려를 계속 제기하며 시장에 금리인상 추세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등 FRB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해왔다.

버난키는 FRB 의장 후보로서 행정부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는데,이번에 그런 결점을 없애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버난키와 경합하는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교수와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도 CEA 의장을 지냈다. 그러나 버난키가 내년 초 FRB 의장을 맡을 경우 부시 대통령은 몇 달 만에 또 새로운 CEA 의장을 찾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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