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음악가 대탈출 막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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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해외로 빠져 나가는 우수 음악가들의 '대탈출'을 막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발벗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통령령으로 마련한 음악예술 지원법이 올 초부터 발효됨에 따라 러시아 음악계는 향후 3년간 8억1천만루블(약 3백7억2천만원)의 특별 지원금을 받게 됐다.

지원 대상은 스테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옛 USSR 심포니,예술감독 바실리 시나이스키),차이코프스키 심포니 오케스트라(옛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음악감독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예술감독 유리 테미르카노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총감독 아나톨리 익사노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예술감독 발레리 게르기예프), 모스크바 음악원,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 등 7개 단체다.

이에 따라 이들 교향악단.극장.음악원 소속 음악가.교수들의 연봉이 지금보다 5~10배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테이트 심포니를 비롯해 정부 지원을 받는 오케스트라의 단원 평균 월급은 1백20~1백50달러(약 14만4천~18만원). 이번'긴급 수혈'로 많게는 1천4백달러(약 1백68만원)까지 받는 연주자.교수도 나올 것 같다.

하지만 러시아 음악계에서는 이번 지원금으로 러시아 음악인의 서방 이주가 별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예술감독 미하일 플레트네프) 등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민간 교향악단에 재정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국립'교향악단 수준으로 단원 월급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모스크바 음악원은 지난해 12월 화재로 파손된 본관 건물 복구 공사로 인한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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