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돌연 월남철수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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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군 파월과 때를 같이하여 월남에 진출, 용역·군납업무를 맡아 일약 재벌업체로 성장한 한진상사(대표 조중훈)가 70미회계년도가 끝나는 6월말을 기해 일체의 용역·군납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여 주목을 끌고있다.
9일 조중훈 한진상사사장은 기자와 만나 『71미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7월1일부터 미군에 대한 모든 용역군납관계 사업에서 손을 떼고 항공업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히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이제는 그만 둘때가 온 것 같다』고만 말하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를 회피했다.
조사장은 현재 월남에서 취업중인 1천7백명의 종업원과 9백만불 상당의 장비를 인도네시아 산림벌채사업에 전용하기위해 곧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이것을 고비로 국내에서의 용역·군납도 전면적으로 손을 땔 생각이라고 명백히 했다.
이러한 한진측의 발표에 대해 상공부 관계자는 『한진이 후퇴하는 것은 국가 경제적인 입장에서 보아 환영할 만한 것이 못된다』고만 말하고 있으며 용역·군납조합의 심전무이사는 『아직 통고받은 바가 없다. 지난 5월중의 국내 미군용역입찰에서 한진 및 모업체와의 사이에 분규가 있었으나 지금 조정중이며 곧 해결될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있다.
그런데 한진상사는 지난 5월 국내에서 실시된 1백50만불 규모 대미군수송용역 입찰에서 4위로 탈락했으며 이와 관련해서 미군당국은 월남에서 취업중인 한진상사가 미군측 요청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계약갱신 거부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한진의 후퇴가 완전한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관측을 낳고있다.
한진상사는 56년에 용역·군납업을 시작, 65년 월남에 주월미군측 초청업체로 진출한 이후 매년 2천만불이상의 외화를 획득, 지난 4월말로 1억불을 돌파한 실적을 올렸는데 한진이 월남에서 철수할 경우 그 업무를 승계할 국내기업으로는 통운·경남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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