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치짜리 9수 올리고 선망의 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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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망태공」이 눈을 뜬다. 어지간히 갑갑하게 움쩍을 않던 찌가 제법 어신을 전하고 있으니까.
성급한 꾼들은 3월초 하루부터 시린 손을 호호 불며 붕어에의 인심을 불태웠지만 그동안은 바구니에 물도 못 축이기가 일쑤. 어제부터 겨우 생기를 띤 낚시터에선 2관, 3관하는 소리가 계절을 앞 질러 들린다.
강전에는「청량」「경동」「후암」「인화」등 6대의「버스」가 몰렸다.
봄에는 수로 가을엔 저수지라는 낚시의 정석을 충실히 좇은 듯.
대개 20∼30수는 나오는 편이었으나 이렇다 할 대어는 없었고.
귀백의「신안」은 유재성씨가 관반을 올렸고 강화도 삼선도를 찾은「명공」은 5치∼8치짜리가 40여수, 8치짜리를 9수나 낚은 꾼이 있어 귀로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예당의「독립문」은 도독골 근처 2∼3자 수심에서 오병욱씨가 관반, 권치원씨는 9치의 준월척을 올렸다.
「예화」「삼오」「숭인」등 10여대의「버스」가 몰린다고 삼에서「한서」의 이기철씨가 8치3푼, 최운권씨가 1관 가까이 올렸다. 멀리 흥성 배포저수지까지 나간「동우」의 조윤식씨가 8치를 올렸지만 전체적으로는 저조했던 편이었다.
「망태공」이 눈을 뜨고 다시 금년의 낚시터를 흝어 나간다. 대전까지 이어나가 고속도로의 위력(?)을 너무 믿고 무조건 원행(속행)을 나가는 꾼들의 월요병이 걱정되긴 해도<보다 멀리>를 부를 짖는 것은 붕어탓이 아니고 도회지를 피해나가려는 기분탓이라 믿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해가 안가는 것은「망태공」앞으로 보내는 조황통지의 허구성. 현지까지 나가는 평자는 물론, 뜻 있는 꾼들의 눈에 비친 이런 허구성은 도의 성격을 띤 낚시의 근본의미에 위배된다.
거슬리는 허구성에 대해선 그 낚시회의 이름가지 공개하기로 했음을 밝혀둔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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