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KT 선택은 '우승 경험' 조범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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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제10구단 KT의 선택은 조범현(53·사진) 감독이었다. ‘젊고 참신한 감독’을 찾던 KT는 선수단 구성 과정에서 “경험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고 ‘우승을 경험한’ 조범현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KT는 2일 “조범현 감독을 계약기간 3년, 계약금 포함 총액 15억원의 조건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의 현역 시절은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도자 조범현’의 능력은 확실히 발휘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OB(두산 전신)에 포수로 입단한 조 감독은 주로 백업 선수로 뛰며 1992년 시즌 종료 뒤 삼성에서 은퇴했다. 그는 1993년 쌍방울 배터리 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했다. 조 감독은 1991년 쌍방울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박경완(41)을 당대 최고의 포수로 키웠다. 박경완은 “조 감독님이 사실상 한국의 첫 전문 배터리 코치가 아니었을까. 블로킹과 송구, 투수 리드까지 정말 혹독하게 가르치셨다”고 떠올렸다.

 조 감독은 2003년 SK의 사령탑에 올랐다. 2000년 창단한 ‘젊은 팀’ SK는 2003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조 감독은 2005년에도 SK에 가을 야구를 선물했다. 2006년 시즌 종료 뒤 SK를 떠난 조 감독은 2007년 시즌 중 KIA의 배터리 코치로 영입됐고, 그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KIA의 감독에 올랐다. KIA는 2009년 해태 시절 포함 열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조 감독은 ‘조갈량(조범현+제갈량)’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조 감독은 SK·KIA에서 1044경기 524승22무498패를 기록(승률 0.513)했고, 8년 중 네 번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2011년 11월 KIA 에서 물러난 뒤 조 감독은 타 구단이 새 감독을 찾을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다. 그만큼 검증된 감독 후보였다. 올해는 삼성 포수 인스트럭터로 유망주 육성에 힘썼다.

 권사일(56) KT스포츠 대표는 “주위에서 ‘인내심을 갖고, 안전하게 가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KT가 프로야구에서 자리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조 감독은 지난달 29일 KT 관계자와 만나 ‘감독 후보 인터뷰’를 했고 1일 오후 영입 제의를 받았다. 조 감독은 “KT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돼 매우 영광이다. KT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빠르고 공격적인 야구, 재미있는 야구로 팬들에게 어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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