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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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몇장 남지않은 달력. 뜯어버리기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밝아오는 새해가 나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해준다.
이해에 못다한 일들을 새해엔 어김없이 실천해야 하겠다는 기대가 고무풍선처럼 부풀기도 하는것이다.
자정이 가깝도록 잠이 오지앉는다.
사시절을 나누어 갖가지하고픈 일들이 하나하나 머릿속을 채워나가고 있다.
○..봄볕 따사로와 언땅이풀리면 지난가을 서울 친구네집에서 얻어다둔 귀한 꽃씨를심고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어 이집엔 정말 아가씨가 살고있다는 인상을 온통 풍기고싶다.
햇살 뜨거운 여름엔 넉넉한휴가를 얻어 멀리 해수옥장엘 가서 이제껏 직장에 시달려 약해진 피부를 검게 태우고 싶다.
○..그리고 단풍잎 고운 가을엔 더욱 욕심이 많아진다.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을 모두읽어 메마른마음을 좀더 살찌게 하자. 그럴즈음 또 어쩌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라도 나타나 주면 풍요로운 가을의 낭만을 이내 함박 눈내리고 「징글벨」 울려퍼지는 겨울로 이끌고 싶다.
그래서 내년 이맘땐 한해의 실속있는 보람을 안고 또다시 밝아올 새해를 설계할수 있도록.<최종화·경기도 여주우체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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