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생명체 생존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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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지구의 희귀 극한성 미생물이 화성과 비슷한 대기와 토양 환경에서 자랄 수 있어 화성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과학자들이 밝혔다.

'메타노겐'으로 알려진 이 생명체는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이뤄져 산소가 부족한 대기 및 밀도와 입자 크기, 자성을 포함해 변형된 화산재를 섞어 조성한 유사 화성 토양에서 살아남았다.

페이트빌 소재 아칸소 대학의 팀 크랄 연구원은 이 연구 결과는 화성에 광대한 양의 지하수가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한 때 화성에 생명체가 살았거나 현재도 존재하고 있다는 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패스파인더와 글로벌 서베이어, 오디세이 등의 성공적인 화성 탐사를 비롯해 특히 지표 아래 광대한 양의 물이 얼어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덕분에 오늘날 지표 아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크랄과 그의 동료들은 지구 대기 밀도의 절반 가량 정도 되는 압력챔버에 실험용 미생물을 배양했다. 이들은 메탄 생성량을 연구를 통해 미생물의 번식을 기록했다.

만일 생명체가 화성의 지표 아래 존재한다면 식물이 태양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인 광합성 이외에 또 다른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토탄지(土炭地)나 해저 구멍 등 극도로 살기 어려운 장소에서 번식하고 있는 메타노겐은 태양이 아닌 수소와 이산화탄소 등의 무기물의 산화 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성명서에서 과학자들은 "지표 아래 수소와 약간의 물이 있다고 가정하면 화성에서 메타노겐이 성장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충족된다"고 밝혔다.

크랄은 가령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메타노겐이 좀 더 극한 상황 하에서 실시되는 추가적인 실험에서도 생존한다면 장차 우주 식민지 개척자들이 메타노겐을 가져가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케 해 화성을 인간이 살기에 편한 곳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구의 생명체가 좀 더 일상적이게 생활할 수 있으려면 수백만년에 이르는 '지구화(terraforming)'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게다가 다른 장애들도 놓여 있다.

크랄은 "물론 이 과정에는 수많은 잠재적 윤리, 환경 문제들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다른 과학자들은 이런 실험 자체는 흥미롭지만, 화성에 별장 부지를 마련하는 등의 성급한 계획을 세우는 일은 자제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캘리포니아 모펫 소재 아미스 리서치 센터의 크리스 맥케이는 화성의 대기 밀도는 실험 상태보다 더 낮다고 지적한다.

행성 과학자들은 "그러나 이번 실험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 또한 화성 지표 아래 생명체가 있다고 가정할 때 메타노겐이 그 생명체와 가장 가깝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미생물을 사용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칼리지 팍 소재 메릴랜드 대학 천문학자인 스티브 테이슨은 "대기 실험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결과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지구화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라고 말했다.

우주 생물학을 전문 연구하는 테이슨은 "그러나 극한생물의 발견은 확실히 유로파(목성의 위성 중 하나)나 화성 같은 태양계 내부의 다른 극한 지역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덧붙였다.

아칸소 대학의 연구팀은 대기 압력과 기온을 더 낮추고, 복사 에너지량을 높여 화성의 상태와 좀 더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실험을 몇 차례 더 실시할 예정이다.

테이슨은 "이렇게 되면 실험이 정말 흥미진진해진다. 최대한 화성에 근접한 환경에서 실험을 실시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빨리 보고싶다"고 말했다.

Richard Stenger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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