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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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젊은 한 양당의원의 대통령지명전 출마선언은 갖가지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야당의원들끼리의 「코멘트」가 흥미있다. 『개인욕망버릴 때』라는 냉담한 반응에서부터 『민주정당의 증거』라는 아리송한 말에 이르기까지 중구난방이다. 대체로 열광적인 반응은 드물다.
그러나 대통령 출마를 꿈꾸고 있는 몇몇 장년급 정치인들의 윤곽이 드러난것은 신선한 흥미를 자아낸다. 우리나라 정치풍토에선 쉽사리 볼수없던 하난의 새 조류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노련하고 신록있는 인물을 으레 대통령감으로 생각하는 막연한 통념에서 우리를 흔들어 깨운다. 인물은 만들어지는것이지, 탄생하는것은아니다. 이것은 민주사회의 긍지이며 보람이다.
문제의 양당의원은 이제 42세다. 제2당의 후보지망자로 이처럼 나이가 젊었던 전례는 없다. 인물의 경중은 그만두고라도 우선 「젊은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을수없다.
야당자신은 이른바 「기수운동」에 의식적으로 냉담할 필요는없다. 지난번의 국민투표는 양당에 대해 어느때 없던 「냉수」였다. 국민의 투표는 하나의 경각제이기도 했다. 야당은 응당 그것에 대한 성의를 보여주어야 할것이다. 더구나 「에네르기쉬」(정력적한 새 레력에의해 자유로운 지명경쟁의 전통이 세워지는것은 건전한일이다.
물론 미국의 전통을 우리와 비교할 형편은 못된다. 그러나 그 나라에서 대통령 지명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대 열전은 볼만하다. 어느것이 진짜 선거인지를 분간할수없게 요란스럽다. 그러나 지명이 끝나고나서, 그 정당이 두갈래 세갈래로 갈라졌다는 후문은 없다. 이것이야말로 「페어·플레이」이다.
「존·F·케네디」가 대통령 지명출마의 뜻을 밝힐때의 나이는 불과 39세였다. 전임자 「아이젠하워」대통령보다 그의 나이는 무려 27세나 젊었다. 부자간의 세대와도 같았다. 그러나 미국시민의 반응은 『정계에 있는자는 누구나 대통령을 지망할수있지!』하는 담담함이었다.
오로지 젊다는 이유만으로 아니면 원로에 대한 「챌린지」라는 이유만으로 정치인의 평등한 권리가 제압되지는 말아야할것이다.
새시대의 새 질서에 관심을 보이는 아량과 관용은 기대함직도 하다.
그것은 갑이든 을이든 누가 지명에 나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문제를 낡은 공식만으로 풀려는 태도는 신선하지 못하다. 우리의 관심은 「누구」보다도 「어떻게」쪽에 더강하다. 정당의 실록은 이처럼 「자유경쟁」의 전통위에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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