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검사들 '개혁 목소리' 높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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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중심이 돼 추진 중인 검찰 개혁에 대한 일선 평검사들의 목소리가 집단화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지검이 평검사회의를 열었고, 17일에는 대전지검과 서울지검 동부지청 평검사들도 모임을 갖는다. 대검이 지난주 각 지방검찰청에 "검사회의를 열어 검찰 개혁에 대한 의견을 보내달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할 움직임이다.

◇서울지검 평검사회의=90여명의 검사가 15일 오전 10시부터 열시간 넘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대국민 신뢰회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검찰총장 후보 추천제와 인사 다면평가제 도입 등을 결의, 17일 심상명(沈相明)법무장관과 김각영(金珏泳)검찰총장, 유창종(柳昌宗)서울지검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검사들은 검찰 수뇌부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평검사가 참여하는 검찰총장 추천위가 복수의 총장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또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사건 지휘권 폐지▶정치권 인사들의 검찰에 대한 비공식 접촉 근절책 마련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검사동일체 원칙과 관련해서는 "상명하복의 규정은 그대로 유지하되 관행상 무시돼온 일선 검사의 항변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특검제에 대해서는 정치적 공방이 있거나 국민들이 요구하는 사안에 한해 도입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냈다.

이 밖에 인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검사 인사 때 상급자뿐 아니라 동료.후배들도 평가하는 '다면평가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유창종 검사장은 "검사가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 대한 고민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장려할 만하다"면서 "검사들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할 것이며 총장에게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후속 움직임=대전지검에서는 15일 수사자문회의 형태의 수석검사 회의가 먼저 열렸다. 한 참석 검사는 "일상적인 회동이었지만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모아 17일 평검사회의를 통해 취합한 뒤 대검에 보고키로 했다"고 밝혔다.

주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대국민 신뢰회복▶인사 등 검찰운영 개선방안 등 3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모임을 앞둔 서울지검 동부지청의 한 검사는 "주객이 전도돼 검찰 외부에서 왈가왈부해온 검찰 개혁 문제를 검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전진배.김승현 기자
사진= 김춘식 기자

<사진설명>
서울지검 24개 부서의 평검사 90여명이 지난 15일 회의를 열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대국민 신뢰회복, 인사 등 검찰운영 개선방안 등 3개의 검찰개혁 안건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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