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 집에서 막 올린 설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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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거철만 되면 불을 뿜는 양대 당의 기관지 싸움은 이번 국민투표에 관안한 「민주공화보」가 일방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공화단은 요즈음 민주공화보 발행부수를 신문사 최고인 1백만부로 늘리고 5일자 신문에는 국군의 날 행사「칼라」사진을, 국민투표전에는 박 대통령의 「칼라」 사진을 실어 선전 공세를 천연색을 장식할 계획
또 주요도시 유세 때마다. 야당 비난기사와 유세광고 반반의 호외를 발행하는 등 기관지를 최대한으로 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신민당은 일시해당으로 현 기관지인「민주전선」의 등록이 자동 취소되어 모처럼 인쇄소까지 차리고 대포를 소아대려던 계획이 뒤틀려 울상인데 국민투표전 복간전망은 흐리기만 하다고
『수원에서 갈비나 함께 먹자』는 이병희 의원의 청으로 김종필 전 공화당의장은 3일 저녁 수원의 한식당에서 국민투표 설득 작업을 시각했다.
김씨는「화춘옥」이라는 갈비집 2층에서 공화당 수원시 당연간부·수원유지 등 30여명과 함께 불갈비와 소주를들면서 『현행 헌법의 기초자인 저분들도 끝까지 고민했지만 결국에는 논리적인 차원을 넘어선 「코메르니쿠스」적 전환을 했다』 면서 옆에 앉았던 김성배 윤천주 의원을 가리켰다.
그는 『선진국인 서독의 경우도 47년께부터 시작된 번영에 대한 민족적인 자각으로부터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는데 10년이 걸렸다』면서 『우리나라도 65년께부터 번영에 눈 뜨기 시작했기 때문에 적어도 75년까지는 한 사람의 집권이 필요하다』고 하는가하면 『박 대통령은 순수합니다. 그는 이번 결심에도 많은 고뇌를 치렸읍니다. 나는 그분의 순수성에 반했읍니다』【수원=김영호기자】
국민투표 날이 17일로 정해지자 지방의 여야 유세반은 제각기 『유리하다』고 해석한다. 7일부터의 중진반 유세에 나서기 앞서 강남일대를 돌아본 김택수 공화당 총무는 『시골을 돌아보니 경남은 72%의 가표가 이미 확보됐다』고 장담하면서 『농번기를 피해 투표날이 결정 됐으니까 더 유리하게 됐다』고.
그런가 하면 화순 유세를 끝내고 투표일자 소식을 전해들은 신민당의 김대중 의원은 『공화당다운 기습행위』라고 비난하면서도 『권력과 금력을 통한 공화당의 매표기간의 그만큼 짧아지는 만큼 신민당이 불리할 건 없다』고 분석.
한편 여야 유세반은 투표용지 모형을 유권자에게 펴 보이면서 투표 요령을 만담조로 풀어가는데…
공화당은 『며칠 전에 지나간 추석 보름달처럼 둥그런 ○표 밑에 기표를 해달라』하고, 신민당은 『(○)먹고 투표안한다(×)는 결의를보이기 위해 ×표 밑에 기표하자』고. 【부산·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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