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도 호텔 고객처럼 모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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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988년 문을 연 부산문화회관이 제2의 도약을 하고 있다. 부산시가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시설인 서울 예술의전당 사무처장 출신인 박성택(58·사진)씨를 초대 개방형 관장으로 최근 임명했기 때문이다. 신임 박관장은 “부산문화회관을 진정한 지역주민들의 쉼터가 될 수 있도록 가꾸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원한 계기는.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 문화예술 시설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에서 말단직원부터 시작해 임원까지 일하면서 나름대로 예술경영에 대한 많은 경험을 갖게 됐다. 평소 서울보다 낙후된 지역의 문화예술시설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개방형 관장을 뽑는다고 해서 지원했다.”

 - 서울과 지역의 격차가 크다고 했는데.

 “문화예술시설에 대한 운영기법이나 마인드에서 차이가 크다. 예술의전당은 관객을 일반 백화점이나 호텔처럼 고객으로 생각하고 서비스를 한다. 부산문화회관은 아무래도 관에서 운영하다 보니 시설 관리 차원에서 운영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지 못했던 것 같다.”

 - 앞으로 문화회관 운영 계획은.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환경이 좋지 않으면 시민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 따라서 극장 환경 개선을 최우선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공연이 없는 시간에는 로비나 옥외 광장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

 - 공연도 중요한데.

 “부산문화회관만의 브랜드가 없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4월 한 달간 전국 시향이 돌아가면서 공연하는 ‘전국교향악축제’ 등 브랜드화된 공연이 있다. 부산문화회관도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

 박 관장은 영남대 경영학과를 나와 추계예술대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87년 8월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근무를 시작해 여러 부서장을 거친 뒤 사무처장을 맡았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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