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값 1주일 새 2배 넘게 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연일 계속되는 장맛비로 채소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비에 약한 잎채소는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일주일 새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16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에서 직원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채소·과일 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서울 여의도 면적 3배 이상의 농지가 물에 잠기면서 밥상머리 물가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16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는 4㎏짜리 적상추 한 박스가 4만8000원에 거래됐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1만4000원에 거래되던 데 비해 1주일 새 3.4배로 급등했다. 전날 5000원에 거래되던 배추는 하루 만에 값이 40%나 뛰어 7000원에 거래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장마 기간에는 채소류의 품질이 떨어져 산지에서 가져오는 물량 자체가 적은 데다 가져와도 팔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물량이 많아 값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부지방에 호우가 집중되면서 상추·시금치·미나리·깻잎 같은 엽채류는 직격탄을 맞았다. 엽채류는 선도에 민감해 농가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이번 폭우로 남양주· 포천 일대의 상추·열무·얼갈이·시금치 농가, 계촌과 횡성 지역의 양상추 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시금치(4㎏)는 2만5000원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62.3% 올랐고 한 달 전 1만700원에 비하면 133.6%나 치솟았다. 열무(1㎏)와 깻잎(2㎏)은 각각 1920원, 1만8600원으로 일주일 새 108.7%, 55%가 뛰었다.

 일조량이 짧아 좋은 과육이 안 나오면서 과일 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수박은 이날 개당 1만8000원에 거래돼 일주일 전 가격(1만6200원)보다 11.1% 올랐다. 한 달 전 1만3600원에 비하면 32.4%,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44.6%나 비싸진 것이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폭우로 인한 농가 침수 피해, 이에 따른 작업량 감소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피해가 복구되고 새 상품이 나오기 전까지 품목에 따라 당분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