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당수,TV보고 촌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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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통령취임한뒤,기자회견이나 치사낭독을 제외하곤 6·3사태이래 두번째로 「마이크」앞에선 박대통령은 『야당의 개헌반대가 도를넘어 반정부선동에까지이르렀다』 는 야당비난으로 말문을 열었다.
회색 양복에 감색 「넥타이」차림을한 박대통령은 10시정각 청와대접견실에 들어선후 정총리와 악수를 나눈뒤 이내 담화낭독에 들어갔는데『무능하고 나라를 망쳐놓은 정부라면 일각도지체치않고 물러나야한다』는 대목에서 어조가 높아졌다.
담화내용의 사전보안이 철저했던때문에 회견장에들어와 비로소 담화문을입수한 당간부들은 돌려보기에 바빴으며 각료들보다는 당직자들이 시종심각한 표정으로 방송을 경청.
이 담화의 줄거리는 박대통령자신에의해 직접다듬어졌다는 것인데, 그는방송을 마치고 접견실을나서면서 기자들을 보고 『회견은 내달초에나하지』-.
○…박대통령의 담화발표가 있던 시간에 필동의 유쇄오신민당총재댁에는 이재형, 정일형 두부총재와 고흥문, 김의택, 금재광, 정환왕씨등 당중진들이 모여 TV를통해 박대통령의 담화내용에귀를 기울였다.
시종 무거운 분위기에서 방송을 듣고난 전총재는 『대통령이 여야정치인에게 국민투표를 제안한다거나 국민투표를 자신의 신임도와 직결시키는것은 잘 납득이 안간다』면서 『자유당때의우의마의,그리고 부산정치파동때의 사이비국민여론같은것을 국민의 의사로 위장하여 신임투표형식으로 뭍겠다는것이 아닌지 경계해야한다』 고-.
○…박대통령의 톡별담화방송을 들은 여야의원들은 그내용에대해서 여야가 각각다른반응.
이병복공화당 부총무는『임기중에있는 대통령이 개헌으로 국민의 신임을 판가름해서 만약부결될경우에 물러나겠다는 결심을 표명한것은 멋진일』 이라면서 『개헌이 좀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되었으니만큼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있어야되겠다」고 했다.
한편 신민당의원들은『예정되었던일이 빨리왔을뿐』 이라고 보았는데 김은애 부총무는 『국민투표를신임에 결부시키는 것은 개헌에 관한 법절차와 어굿나는것이 아니냐』고 고개를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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