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제주도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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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한라산 중턱의 한 사업현장을 돌아보다가 그곳 촌로들의 뜨거운 치하를 받고 별로 대견스러울 것도 없는 우리들의 작업이 그대로 가난한 이 땅의 농민들을 위해서는 한가닥의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에 있다고 자위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마을 사람들 가운데는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도 있었는데 그는 이산중에 수도물이 들어오고 마을이 섕겨서 농사를 짓게 되리라고는 생전에 생각못했던 일이라고 감격하면서 도가 추진하는 개척단지사업은 노인들이 앞장서서 꼭 성공시켜 놓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그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개발상태에 있는 거친 황무지와 싸우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를 새삼스레 느꼈다.
지금 제주도는 한라산 4천고지의 어승생에 「댐」을 쌓고 동서로 48km에 걸쳐 간선「파이프」를 매설하고 또 여기서부터 19개 지역 2백25km에 지선「파이프」를 포설하여 이용가능한 모든 지역을 수도망으로 얽어놓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또 이와 병행하여 한라산서부 4천고지를 남북으로 뚫고 지나가는 40km의 제2횡단도로를 신실중에 있고, 95개 산간부락을 연결하는 1백72km의 중산간도로를 이미 개설한바 있다.
이 모든 사업이 완성되면 사람이 손대지 못하고 있던 5만여ha의 유휴지를 옥토로 바꿔놓게 된 것이요, 현 인구의 10배에 가까운 3백만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가 있다. 꿈을 현실화하는 작업. 거기에는 열성이 있어야하고 노력이 있어야하고 남다른 연구가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진통과 시련과 또 희생이 강요된다. 공무윈들은 바로 이 괴로운 작업의 기수가 돼야겠다.
피나는 고투 속에서 도민의 화려한 꿈이 한발한발 가까워지는 것을 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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