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청장 공천헌금 받은 혐의 … 검찰, 야당 중진의원 보좌관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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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검찰이 억대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현역 야당 중진인 A의원의 보좌관 임모씨를 9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앞서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이날 오전 집행해 임씨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임씨는 2010년 4·11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충실(63) 현 서울 동작구청장의 아내 이모씨를 만나 “구청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가량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임씨가 돈을 받은 대가로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문 구청장 측에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당시 문 구청장은 사전 여론조사에선 열세를 보였지만 이후 실시된 당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체포한 임씨를 상대로 돈의 흐름과 사용처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임씨는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의원의 지역구 현장에 주로 머물러 이씨와 알고 지낸 사이인 것은 맞지만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일이 없다’는 취지다. 검찰은 지난 4일 임의동행 형식으로 한 차례 조사했던 문 구청장의 아내 이씨를 조만간 재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4일 문 구청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문 구청장 부부와 비서실장 등을 소환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임씨가 금품을 받은 사실을 A의원이 알고 있었는지, 돈을 일부 전달받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현 동작복지재단 이사장 김모(69)씨가 녹음했다는 녹취파일 속 상황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검찰은 김씨가 임씨와 이씨의 만남을 주선한 뒤 돈 전달 현장 상황을 몰래 녹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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