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계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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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별 걱정을 다 하시는군요. 먼저 당신의 그분 뺨에 「키스」를 해 주십시오. 그리고 어떻게 그돈을 쓸가 의논을 하십시오. 그리고 시간이 남거들랑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십시오. 』
「애비」여사는 독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어느 주부가 1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으면 어떻게 할까』하는 질문을 했었다. 누구에게 먼저 감사해야 하느냐고 물었던 것이다. 별난 걱정도 다 있다 싶어 웃음이 앞선다.
「애비」여사는 세계 곳곳의 신문들과「인생상담난」을 계약하고 있는 「카운설러」. 질문도 질문이지만 답도 걸작이다. 땀과 노력으로 수고한 남편이 누구보다 그「보너스」의 영광(?)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보다도 그 주부의 애절한 마음씨기 돋보인다. 오죽이나「보너스」가 기다려지면 그런 걱정을 하겠는가. 질문의 저의는 10만「달러」에의 감사라기보다는 기대쪽이 더 큰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우리나라 TV의 MC(사회자)가 출연자에게 그와 비슷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었다. 출연자에게 묻는 것이다. 『만일 이제 백만원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부인이 대답한다 『글쎄요, 글쎄요….』 더 이상 말을 못하고 웃어 버린다. 이번엔 부군의 차례. 그런일이 없을 겁니다. 바라지 않습니다.』 MC가 먼저 웃어 넘긴다. 부군쪽이 더「프랙티컬」하다고나 할까.
미군TV에서 역시 똑같은 질문에 대한 반응을 본적이 있었다. 『오우! 하우·나이스. 굿·저니, 굿·하우스, 굿·카, 앤드…하하하….』 (야. 얼마나 좋겠어요. 행복한 여행, 좋은 집, 그리고 멋진 자동차, 그리고…하하하….)
그러나 요즘 어느 주부가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우선 입이 삐죽 나올 것 같다. 『그 세금좀 작작 떼어요!』
직장마다「보너스」계절 위정자들은 모처럼만에 그 상여금에 면세혜택을 베푸는 아량은 없겠는가. 조세수입중 월급장이가 부담하는 갑근세는 무려13%강. 이처럼 꼬박꼬박 한푼의 틀림도 없이 보국충성하는 납세자도 없을 것이다.
하긴「보너스」를 주는 직장이 몇군데나 되겠는가. 당장 급한 것은 직장마다 「보너스」를 주고 볼일이다. 경제성장의 실익은 바로 이런 노동조건의 향상에까지 미쳐야 할 것이다. 인간부재의 경제성장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한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위정자들이나 경영자들이나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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