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과 감명의 마을 월남의 『재구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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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퀴논=이방훈 특파원】파월을 앞두고 맹훈련중 잘못 폭발된 수류탄에 스스로의 몸을 덮쳐 부하를 살린 고강재구소령의 살신성인의 군인정신은 한국뿐만 아니라 월남인에게도 깊은감명을 주었다.
지난66년 2월23일 맹호사단 1연대 3대대(일명재구대대)가 파월후 최초로 자매결연을 한 「빈딩」성「푸캇」군 「호아호아」마을(퀴논북방30km)을 고강소령의 이름을 따 재구촌이라 명명했는데 이 「재구촌」이란 촌명은 월남정부행정당국에 정식으로 등록되어 월남에서 외국명칭을 붙인 유일한 마을이 되었다.
재구촌은 재구대대에서남측으로 약2km떨어진곳에 위치하고있으며, 현재1백80동의 초옥에 8백52명의 주민이 살고있다.

<장학금·무료진료>
그간 재구대대는 이마을에 학교교실3개, 어린이놀이터1개, 면사무소1동, 우물8개를 만들어 주었으며 월6명에게 6천「피애스터」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한편 마을사람에게 수시로 무료진료를 해주었다. 이러한 일시적인 대민사업보다도 영원히 이땅에 강소령의 희생정신을 뿌리박기위하여 맹호사단장병은 가난한 재구마을 전체를 현대화하는 복구공정에 착안, 고국에 원조를 청했었는데 삼성관계사의 1천부대를비롯 각계각층에서 보내온7천부대의「시멘트」가 한국해군LST802함으로 이곳에 도착하자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게된것이다.
현재 재구대대 9중대1소대38명이 매일1천장의「블록」을 생산하고있으며 사단공병대대가 각종장비를 동원, 정지작업을 완료, 공병1개소대가 측량을하고있다. 재구대대장 노영우중령은『오는 7월1일 기공식을 가지며 8월15일 제1차 공사를 끝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재구부대서착수>
재구촌복구공사 「마스터·플랜」을보면 가옥1백60동 면사무소1동 공동변소6개 어린이 놀이터1개 경로회관1동 태권도장1동 우물6개 시장2개소를 건립하여 재구촌을 완전히 현대화한 소도시롤 개조하는 것이다.
제1차공사는 우선 24평 연립식가옥 25동을지어 50가구를 입주시키는 것이었는데 각가구에는 아동실 거실 부엌 현관 제단(월남가정에는 꼭있어야함)이 마련되어있다.

<주민들 싱글벙글>
윤필용소장은 『한국군이 싸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대민사업에도 혁혁한 공적을쌓아 올렸다는 인식을 남기기위하여 맹호사단장병은 재구촌건설에 전력을 다하고있다』고 전제하고 『월남군「푸캇」신병훈련소에서 고강재구소령의 군인정신을 교육하고있는 만큼 강소령의 이름은 월남전역에 알려지고있어 재구촌건설은 모든 월남인의 관심을 모으고있는 동시에 맹호사단의 뜻깊은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측량이 진행뒤고있는 재구촌현장에는 「호아호아」마을 남녀노소할것없이 전주민이 몰려 싱글벙글구경하고 있었는데 한 공병대사병은『뭐 거들어 줄것이 없느냐고 귀찮을 정도로 졸라 골치아프다』면서 즐거운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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