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재발 방지” 北 “조속 가동”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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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호 01면

남북한은 6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열고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 이어 오후 10시30분 현재 5차례 수석대표 간 접촉을 갖고 의견을 조율했다. 하지만 ‘재발 방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우리 측 입장과 ‘공단의 조속한 가동’을 최우선 의제로 삼자는 북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합의점을 쉽게 찾지 못했다. 특히 ‘재발 방지’와 관련한 문구를 합의문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그으면서 회담은 밤늦게까지 진통을 겪었다.

개성공단 실무회담, 최우선 의제 놓고 팽팽히 맞서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등 우리 대표단은 전체회의 기조발언에서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우리 기업이 본 피해에 대해 책임 있는 입장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북측의 분명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표단은 “북측의 일방적인 공장 가동 중단조치는 남북 합의는 물론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도 위반한 것으로, 남북 신뢰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전했다. 대표단은 이어 “재발 방지 약속을 토대로 공단의 단순 유지를 넘어 국제적 규범에 부합하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남북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측은 이번 회담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완제품과 원·부자재의 조속한 반출을 우선적으로 협의할 것을 제의했다. 북측의 물자 반출 보장과 함께 우리 측 인원의 원활한 출·입경 보장을 위한 통신선의 조속한 복구도 요구했다. 정부 관계자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도화선이 됐던 통행 금지와 통신선 차단조치를 해제하고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표단은 “무엇보다 우리 측 인원의 신변 안전이 확실히 보장돼야 하며, 우리 기업들의 시설장비 점검은 이런 과정 속에서 병행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박철수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등 북측 대표단은 기조발언을 통해 “개성공단 장마철 피해대책과 관련해 기업들의 설비 점검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북측은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생산제품부터 반출하고 원·부자재는 재가동을 염두에 두고 불필요하게 반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시설장비 점검과 완제품 반출에는 동의하되 원·부자재 반출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 조속한 원상복구와 함께 가동할 수 있는 공장부터 운영하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날 실무회담은 당초 오전 10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통일각에서 우리 측으로 연결되는 통신선 점검 문제로 지연돼 오전 11시50분 전체회의에 들어갔다. 회담 시작 전에 북한 조선중앙통신 윤일 기자는 우리 측 취재진과 대화하면서 북한 여자축구팀이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참가차 서울에 오는 소식을 거론하며 “북한 여성축구가 세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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