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인정의 농촌풍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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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30연대의 한국농촌풍경을 짙은 「로컬·칼라」로 펼친 김수용감독의 문예물.
봉건적 잔재를 부드럽게 고발한 「유머러스」한 「터치」가 원작자 김유정의 체취를 느끼게 한다.
머슴도 아니며 데릴사위감도 아닌 춘삼(신영균)은 봉필영감(허장강)집에서 3년동안 황소같이 일만 해왔다. 봉필영감이 딸 점순(남정임)을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기간이 다지나가도 봉필영감은 딴전을 부리고 점순은 점순이대로 춘삼을 들볶는다.
춘삼은 동네구장(김동원)의 귀띔으로 비상수단을 동원, 영감의 숭낙을 얻는데 성공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향토물이기 때문인지 깔끔한 색채화면에 담긴 소박한 인정과 풍물이 눈을 끈다. 특히 신영균 남정임의 열연은 눈부시지만 분장과 의상이 너무 「미화」됨으로써 오히려 역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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