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류중일 "믿고 맡긴다" … 결승타로 보답한 이승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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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50) 삼성 감독이 타격 부진에 빠진 이승엽(37)을 다시 한번 끌어안았다. 류 감독은 “시즌 끝까지 이승엽을 중심타선에 넣겠다”고 선언했다.

 류 감독은 “이승엽은 삼성에서 상징적인 선수다. 쳐줘야 할 선수고, 그가 쳐줘야 팀이 이긴다. 중심타선에 있어야 할 선수”라며 “(부진하다고 해서) 이승엽을 6, 7번 타순으로 내릴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프지 않다면 2군으로 보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의 뜻이 전해지자마자 이승엽은 2일 부산 롯데전에서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를 때려냈다. 0-2로 뒤진 6회초 1사 1루에서 2루타를 날려 4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이승엽은 4-4이던 7회 2사 3루에서 1타점 결승타를 터뜨렸다. 선두 삼성은 6-4 재역전승에 성공하며 4연승을 달렸다.

 이승엽은 개막 초부터 긴 슬럼프에 빠져 있다. 이날 안타 2개를 추가했지만 그의 타율은 0.230(261타수 60안타)에 불과하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홈런 7개(공동 11위), 타점 45개(공동 6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승엽과 어울리는 성적은 아니다. 지난달 20일 이승엽이 통산 최다 홈런(352개) 기록을 세운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이승엽의 부진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 37세가 된 만큼 스윙 스피드가 느려졌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루하루 성적에 목매는 감독은 중심타자의 부진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그러나 류 감독은 이승엽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느긋하다. 그에 대한 믿음은 고집에 가까울 만큼 단단하다. 여느 감독 같으면 이미 이승엽을 하위 타순으로 내렸거나, 다른 선수와 번갈아 선발 기용했을 것이다.

 이승엽은 삼성이 치른 64경기 중 63경기에 나왔고, 3번 또는 4번타자로만 나섰다. 그는 통산 352홈런을 때린 날 인터뷰에서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가족에 앞서) 감독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승엽이를 라인업에서 빼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를 대신할 타자가 없다. 승엽이는 타석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인 선수”라며 감쌌다. 전성기가 지난 이승엽이지만 류 감독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고비마다 한 방을 터뜨리고 있다.

 마산 창원구장에서는 NC가 홈런 두 방을 앞세워 넥센을 2-0으로 눌렀다. 8회 1사 후 NC 모창민과 나성범이 연속으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0-0 균형을 깨뜨렸다. 넥센은 LG에 2위 자리를 내주고 11일 만에 3위로 떨어졌다.

 KIA는 인천 SK전에서 8-2로 승리, 4연패를 끊었다. KIA 선발 김진우는 7과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올 시즌 SK전 4연승을 거뒀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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