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부장 지인 집서도 5만원권 억대 뭉치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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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은 지난달 18일 송모(48·구속)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의 자택과 송 부장과 관련 있는 제3자의 집 등 2곳에서 현금 뭉치 수억원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제3자가 송 부장의 직장 상사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검찰은 이 돈이 은행 띠지에 묶인 5만원권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5만원권은 2009년 6월 23일 처음 발행됐기 때문에 송 부장이 로비자금으로 이 돈을 받았다면 시점이 그 이후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 부장은 2010년 초부터 한국전력에 파견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사업을 지원하는 ‘원전EPC사업처’에서 원전 보조기기 구매 업무를 담당했다. 또 이번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제어케이블을 신고리 1, 2호기 등에 납품한 JS전선은 2011년 하반기에 진행된 UAE 원전 사업 케이블 부문 입찰에 참여했다. 따라서 검찰은 송 부장을 상대로 UAE 원전 부품 납품과 관련해 로비자금으로 이 돈을 받았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또 JS전선의 회계장부를 분석해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은 뭉칫돈을 일부 포착하고 흐름을 쫓고 있다.

 검찰은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조작에 부품 제조업체(JS전선)와 시험기관(새한티이피), 시험 결과 승인기관(한국전력기술), 발주처인 한수원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송 부장을 통해 또 다른 윗선에 검은돈이 흘러들어갔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김기동 원전비리수사단장은 “돈에는 입구와 출구가 있다”며 “어디서 돈이 흘러들어왔고 그 돈이 한수원 고위층 등 또 다른 곳으로 넘어갔는지 등 금품로비를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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