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공화국의 내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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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치-집권세력 따라 정세달라|나토·대미관계 호전될듯>
「나폴레옹」1세황제 이래「프랑스」에서 어떤 집권자보다 강력한 권력을 손아귀에 쥐고 군림했던「샤를·드골」대통령은 집권 11년만에 마침내「콜롱베·레·되제글리즈」의 향리로 은퇴했다.
4·27국민투표에서 패한「드골」대통령이 하야함으로써「프랑스」의 앞길에는 정치적 안정의 지속보다 정치적 불안의 위험도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것으로 서구문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있다.

<이합집산 재판우려>
「드골」대통령의 후계자로 여당후보가 선출되느냐 또는 야당후보가 진출하느냐에 따라 대내적 안정과 대외정책에 차이가 생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여당인 신공화국파의「조르지·퐁피두」씨가 집권의 고삐를 잡을 경우 제4공화국과 같은 다수군소정당의 아귀다툼에서 오는 정치적 불안의 위험성은 다른 사람일때와 비교하여 훨씬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반면 65년 대통령선거에서 범야전선의 단일후보로 추대되어 근소한 표차로「드골」장군에게 패배한 좌익계의 거물「프랑솨·미테랑」같은 사람이 정권을 장악했을때의 정국은 제5공화국때의 그것보다 제4공화국때 보여준 정당의 무상한 이합집산의 혼란의 재판이될 확률이 커진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어떤 정치가가 집권하든 간에 이 나라의 대외책에는 급격하지는 않으정나마 점진적으로 현저한 변화가 나타날 것은 거의 확실한 것 같다.

<대외정책 점차 변화>
「드골」의 후계자는 영국의 구공시 가입에의 길을 터놓게 될지 모른다. 영국은「드골」 대통령의 거듭된 거부권행사로 아직껏 구공시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있다.
「프랑스」의「나토」정책도 대폭 수정될 것이다. 「프랑스」는「나토」에서 군대를 철수시켰으며, 비군사적인 부문에만 회원국으로 명맥을 유지하고있다.
대미관계 또한 개선될 것이다. 「닉슨」미국대통령은「존슨」정부때 차가와진 미-「프랑스」관계를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고 취임초 서구제국을 방문, 「드골」과의 우의를 다짐하였다. 「드골」의 은퇴는 미-소 관계의 호전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새「프랑스」정부의 핵확산금지조약에 대한 태도도 상당히 부드러워 질 것이다. 독자적핵력을 지향해온「드골」정권은 이 조약에의 서명을 거부해 왔었다.

<신상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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