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제철과일 똑똑하게 먹는 법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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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유난히 일찍 왔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는 수시로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한다. 그렇다고 청량음료나 이온음료를 자주 마셔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몸에 해로울 수 있다. 필요 이상의 열량을 섭취하게 돼 비만과 각종 대사질환을 겪을 수 있다.

 신체에 부족한 수분은 물로 보충하는 게 가장 좋다. 여기에 여름 제철 과일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과일은 수분·전해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설탕보다 당도가 높은 과당이 들어 있어 땀으로 소실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고, 건강한 에너지원이 된다.

 과일에는 또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식이섬유소는 대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고 포만감을 줘 과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려면 주스보다 과육을 그대로 먹는 게 좋다.

 과일은 노화·암·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도 좋다. 신체 산화와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제 성분과 비타민A·C 등 비타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과일이 몸에 좋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살이 찔 수 있다. 달콤한 과즙과 당분이 많아 체중 조절이 필요하면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당도가 높은 과일일수록 열량이 높아 과식을 경계해야 한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과일의 1회 섭취량은 사과 3분의 1개, 참외 2분의 1개, 토마토 1~2개, 수박 1쪽, 바나나 2분의 1개 정도다. 과일의 하루 권장 칼로리는 약 200kcal다.

 과일은 또 언제 먹느냐에 따라 영양의 차이가 있다. 과일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C는 철분·칼슘의 흡수를 돕는다. 따라서 식후에 먹으면 식사로 섭취한 철분·칼슘의 흡수를 원활하게 한다. 그러나 다이어트 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은 식사 전이나 식간에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식사량 조절에 용이하다.

 대개 과일은 아침에 먹는 게 좋다.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구연산 등 유기산이 위의 활동을 촉진시켜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또 과일의 당 성분은 두뇌 활동을 깨운다. 반면에 활동량이 적은 저녁에는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 섭취한 과일이 체지방으로 몸에 저장될 수 있다.

 음식 섭취 후 혈당을 올리는 속도와 정도를 당 지수라고 한다. 당 지수가 높은 과일은 흡수 속도가 빨라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당뇨병·비만 등 성인병을 유발한다. 이런 음식이나 과일을 먹으면 배가 금방 고프고, 과식과 폭식을 하기 쉽다. 당 지수가 높은 과일은 바나나·망고·파인애플·수박이다.

 체중조절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과일은 당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과·배·딸기·레몬·복숭아 등이다.

 수박·참외 등 칼륨 함량이 높은 여름 과일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고혈압과 동맥경화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칼륨 배출 능력에 문제가 있는 신장질환자는 칼륨이 증가해 부정맥 등 심장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강재헌 인제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48)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비만·건강증진센터 소장.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심의위원 등 역임. 저서로는 『마지막 다이어트』 『소리 없이 아이를 망치는 질병-소아비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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