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로벤 게 섰거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이천수(22.울산 현대)가 드디어 네덜란드의 '유망주' 아르옌 로벤(19.아인트호벤)과 맞대결을 펼쳤다.

1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과 네덜란드 올림픽대표팀의 평가전에서다.

이천수가 로벤과의 맞대결에 신경쓴 것은 각별한 이유가 있다. 이천수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아인트호벤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미 박지성과 이영표가 입단했지만 이천수도 꾸준히 아인트호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그의 자존심을 건드릴 만한 얘기가 들려왔다. 히딩크 감독이 "아인트호벤의 주전 왼쪽 공격수인 로벤보다 뛰어나지 않다면 이천수를 굳이 영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네덜란드 FC 그로닝겐에서 2년간 뛰다 올시즌 아인트호벤에 스카우트된 로벤은 빠른 발과 정확한 센터링으로 촉망받는 유망주다. 골 결정력도 뛰어나 지난 주말 박지성의 네덜란드 리그 데뷔전이었던 발바이크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것도 로벤이었다.

공교롭게도 로벤은 이번 올림픽대표팀에 첫 발탁돼 이천수와 맞대결을 펼친 것이다. 세계적인 스타를 꿈꾸는 이천수로선 로벤의 벽을 넘어야 한다.

현재 이천수의 몸 상태는 최악에 가깝다. 고질적인 어깨 부상은 물론 남아공 전지훈련에서 다친 오른쪽 발목도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또 자신의 부진으로 남아공 4개국 대회 최종전에서 남아공에 1-2로 졌다는 자책감도 그를 무겁게 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이천수가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이 경기는 코엘류 신임 한국대표팀 감독과 히딩크 감독이 함께 참관했다. '밀레니엄 특급'의 이름값을 하기 위해선 히딩크 감독은 물론 옥석을 고르고 있는 코엘류 감독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히딩크와 코엘류는 이천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최민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