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취미와 실익의 제작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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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도구나 설비라 할 것이 별로 없다. 붓, 물감, 접시, 대접, 신문지, 초녹이는 그릇, 그밖에 다리미나 찜통등 일상의 살림도구로써 족하다. 다만 어떤 쓰임새의 형겊에 무슨 무늬를 그릴 것인가를 연구하면 된다.
수예로서의 염색이다. 흔히 날염이라 말한다. 날염은 본시 어떤 무늬를 새긴 판을 찍거나 본을 대고 물감을 바르는 방법을 가리키지만, 요즘엔 채화염, 납염, 홀치기 염색까지 두루 일컫기도 한다.
여류공예 「다지이너」 서재해여사(서울 미아동 4339의 198)의 집에는 옛 동창 주부들이 모인다. 자주 모일 수는 없다지만 매달 한 두번쯤. 하고싶은 품목과 천을 마련해 뒀다가 하루 지도 받는 것이라고 한다.
가장 간단한 것은 채색. 물감은 염료라기보다 안료로서 물에 풀어 붓으로 그리거나 판에 찍어 무늬를 놓는데 「튜브」에 넣은 10색 한 상자에 국산품 1백원. 외제는 그 3배. 이 안료는 번지지 않으니까 방염 하지 않아도 되며 더운 다리미로 다리면 그대로 염색이 되는데 대개 선으로 그리는 경우에 한한다. 납염은 초나「파라핀」을 발라 방염한 뒤에 물감을 칠하는 방법으로, 초칠한 부분을 구겨 균열이 가게한 뒤 색을 넣기도 한다.
아이들 옷에는 아이들 그림을 본떠서 신선한 그림을 넣기도 한다. 주부들의 날염이 특히 중욯나 것은 헌옷의 재생이다. 명주나 광목 혹은「와이샤쓰」라도 이용, 새옷으로 말라 날염을 해입으면 켤코 헌옷같지 않다.
이정오의 염색은 즉석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것. 다만 어떤 좋은 무늬를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취미염색의 격을 살리는 것이라고 서여사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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