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혈액형「W」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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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장 문국진 박사는 식물응집소를 가지고 우리나라사람의 혈액형을 연구한 결과 지금까지 나타난 21종 이외에 전혀 새로운 혈액형W형 (가칭)을 발견했다.
이 새로운 혈액형은 오는 4월13일 일본 광도에서 열리는 법의학학회에 보고된다.
문박사는 작년6윌 이래 식물 1천3백2종에 사람과 동물의 피를 주어 응집소 (항혈청)을 조사해 왔던 것인데 특히 광능 일대에서 야생하는「큰나비 나물」이라는 식물에 사람의 피를 반응시킨 실험을 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진 21종의 혈액형과 아무관계 없이 독립된 반응을 보이는 유형을 밝혀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문박사는 또 1천명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한 결과 그중 38명이 W형에 응집반응을 보였고 두 가족 집단의 조사에서는「멘델」의 법칙대로 양·음성반응까지 나타내는 것을 알아냈다. 그가 이 혈액형을 W로 붙인 것은 국립과학수사 연구소직원 원모씨의 혈액형이 바로 이같은 응집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W형이라 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혈액형의 발견으로 지금 까지 불가능했던 O형의 응집소를 얻을 수 있게 됐으며 O형을 가진 자라도「배설형」「비배설형」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등 법의학계에 큰 발전을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람의 분비물 속에 혈액형물질이 나오는 사람을 배설형,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배설형 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사람 중 85%는 배설형이나 종래O형의 응집소를 얻을 수 없어 O형 소유자는 법의학적으로 구분하지 못해왔다는 것이다.

<큰 발견 될 수도>
▲적십자혈액원장 원종덕 박사의 말=문국진 박사가 식물로 혈액응집소를 연구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기 때문에 좋은 성과가 났으리라고 기대한다. 유전방식만 적용된다면 세계적인 발견이 될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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