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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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67년 야당 통합을 이룩한 신민당은 동당 지상 과제로 「합헌적 정권 교체」를 내세웠다. 또 최근 유 총재는 이러한 평화적 정면 교체의 전통을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그가 70년대에 거는 염원이라고 했다.
「합헌적 정권 교체」. 이것은 야당만의 과업이거나 염원일 수는 없다. 여당 역시 과거에는 어쨌든 앞으로의 정권 교체가 합헌적이어야 한다는 데 무슨 이해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정치 이념을 구현하는데 있어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첫째, 여당이 앞으로 공명선거를 과연 실행하느냐 또 둘째로, 야당이 정말 정권을 이양 받을이 만큼 그 자세와 당력을 갖추느냐 하는데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 제1야당인 신민당은 70년대에 있을 수 있는 정권 교체를 내다보면서 과연 그 수임의 역할을 할이 만큼 자체내의 역량과 자세가 준비되고 있는가, 또 그렇게 되리라는 전망을 주고 있는가.
신민당은 작년 5월이래 유진오 단일 문제를 갖추는데 이르렀다. 그러면서도 신민당은 어째선가 명실공히 알찬 단일정당으로서의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자주 들리는 무슨계, 무슨파, 무슨류 등의 표현은 기껏 파벌 연합체 정도의 단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일찌기 정정법에서 해제된 유력 정치 인사들이 선뜻 신민당에 집결되지 않는 까닭도 캐고 보면 신민당 자체가 통일된 강력한 흡수력을 발휘하지 못한 때문이 아닐까.
평화적 정권교체를 가능케 하는 가장 중요한 여건은 공명선거와 아울러 정권 수임의 책을 짊어질 수 있는 국민 대망의 강력한 야당의 존재라는 것을 신민당내 야당 정치인들이 모를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 국민이 바라보는 신민당은 자당내의 대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있는 약체의 정당이란 인상을 깊게 하고 있다.
신민당 내에는 세칭 여러개의 산맥이 있다고 듣는다. 명산일수록 높은 능선과 줄기찬 산맥은 많다. 그러나 그 중에 가장 두드러지는 최고봉이 없는 명산은 없다. 만8천봉의 금강산이 명산이기도 한 것은 그 중에 비로봉이 솟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신민당은 70년대에 넘어야 할 교체의 봉우리를 굽어살필 수 있을이 만큼 하루 바삐 하나의 최고봉을 쌓아 올려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많은 국민은 신민당이 과연 이런 장엄한 모습을 드러내는 명산으로서 우뚝 솟아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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