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하신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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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밝은 새해를 위해, 중앙탑자 세배드립니다. 어느때보다 조용했던 지난해정국. 새해에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겠지만 71년을 향한 여야의 대오정비로 정국은 얼마간 부산할 것 같습니다.
중앙탑은 땅속에 깊숙이 발을 디디고「안테나」를 높여 새해의「정치 옆모습을 충실히 살필 것을 다짐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30일하오 청와대에 각료와 공화당간부, 국회상임위원장을 초대해서 송년「칵테일·파티」를 베풀었다.
박대통령은 자리가 파한 뒤 백남억정책위원장·김진만총무·양순식재경위원장·구태회보장특위위원장·육인수의원등과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해를 회고했다.
화제는 주로 한글전용 문제와 국회를 통과한「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이었는데, 박대통령은『관혼상제 간소화는 근대화의 바탕이 된다』고 역설했고『한문을 전연 없애는 것은 안돼겠지만 근대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쉽게 쓰고 뜻을 전달할 수 있는 한글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는 것.
○…공화당과 정우회도 이날 각각송년「파티」를 가졌다. 대부분의 공화당 간부들은「워커힐」에서 열린「파티」를 전후해서 영보관에 들러, 정우회「파티」에도 참석했는데「코미디언」과 가수들이 흥을 돋운 정우회송년연에선 김성곤 최석임의원 노래에 이동원의원이「드럼」을 치고 길재호의원은 사양 끝에 부인이 대신 노래를 했다.
이 송년연에 앞서 정우회 고문인 서민호의원과 공화당의 백두진 김정열 차지철의원은 무장공비소탕전에서 전사한 공수특전단원 장례식과 그 유가족을 위해 박대통령, 차의원등의 성금으로 마련한 주택 2등의 이양식에 참석하여 눈물을 적시고-.
○…유지오신민당총재가 의원직사퇴서를 내던 31일아침 당 간부들이 모두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해서 무신년 도미의 신민당은 우울했다.
이재형부총재 고흥문사무총장 김영삼원내총무등은 이날아침 유총재댁에서 열린 조찬을 겸한 정무회담에서 사의를 표해 분위기가 무거워졌는데『여러분이 사퇴하겠다는 것은 나의 사퇴를 방해하려는 것』이라는 유총재의 말과『잘못하다간 한일회담때 처럼 당이 깨질염려가 있으니 그런말을 없었던걸로하자』는 정헌주씨의 만류로 총사퇴론을 일단락 지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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