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1인당 가장 물건을 많이 사는 서울의 ‘부자구(區)’는 용산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가 자사 오픈마켓 이용객의 2012년 구매 실적을 25개 구별로 분석한 결과다.
2012년 한 해 11번가에서 용산구민은 1인당 17만7000원을 써 1인당 평균 거래액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서초구(10만7945원), 3위는 강남구(10만8원)였다.
상위에 링크된 구의 주거래 품목 1위는 모두 TV·냉장고·세탁기 등 고가 가전제품이었다. 노트북·데스크톱·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기기 구매도 많았다. 주거래 품목 1∼3위에 모두 고관여제품(오랜 시간과 노력을 소비하면서 구매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제품)이 포진했다. 11번가 박상후 홍보그룹장은 “다른 유통채널을 통해 정보와 가격을 꼼꼼히 점검한 뒤 실구입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유통채널을 넘나들며 상품 종류에 따라 골라 쇼핑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hybrid) 고객’인 셈이다.
강남권이라 불리는 강남·서초·송파·용산 4개 지역의 총 거래액은 서울시 전체 25개 구의 3분의 1(28.2%)에 육박했다. 반면 평균 거래액이 낮은 3구는 23위, 24위, 25위에 랭크된 도봉·은평·강북구였다. 이들 3구의 평균 결제 거래액은 5만원대로 용산구의 30% 수준이었다.
구별로 온라인에서 주로 사는 제품의 특성도 달랐다. 금천·서대문·종로구의 주 구매품목 1위는 쌀·과일·농축수산물 등 식료품이었다. 젊은 주부 비율이 높은 노원·양천구는 기저귀·분유·이유식 등 유아용품이 1위를 차지했다. 강동·강북·도봉·중랑구의 주 거래품목도 가전·디지털 제품이었지만 다른 구와 다른 점은 여성패션이 5위권에 포진했다는 점이었다. 여성의류 중에서도 저렴하면서 실용적인 브랜드의 제품(패스트패션) 구매가 많았다. 강북구의 거래품목 1위는 e쿠폰·상품권·이용권이었다. 거래품목 2위인 TV·냉장고·세탁기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거래액을 기록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디지털 상품보다 단가가 낮은 쿠폰 상품의 매출이 높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무형의 문화·생활 서비스도 온라인으로 비교해 보며 사는 알뜰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