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에 불, 7명 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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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7일 상오 2시15분쯤 서울 종로구 종로5가181의 백옥세탁소(주인 안옥봉·48)에서 불이 나 2층 목조건물(건평 30평)이 모두 불타고 아래층 방에서 함께 잠자던 주인 안씨와 그의 처 김복순 여인(36), 장녀 홍렬양(6), 2녀 형렬양(4), 장남 정희군(1)과 안씨의 어머니(70세 가량) 일가족 6명과 2층에서 잠자던 대성라사점 종업원 김정태군(16) 등 모두 7명이 불에 타죽었다.
그러나 2층에서 잠자던 종업원 최유성군(21·전남보성)과 모기성군(20) 등 2명은 유리창을 깨고 뛰어내려 팔과 다리가 부상한 채 살아났다.
불은 전날 밤 11시쯤 주인 안씨 말을 따라 종업원 최군이 다림질대 옆에 있는 연탄난로 위에 습기 찬 다리미질 깔판을 말리기 위해 난로의 뚜껑을 열어놓은 채 그 위에 「베니어」판을, 또 그 위에 다리미질 깔판을 얹어놓고 잠을 잤던 것인데 「배니어」판과 솜이 들어있는 다리미질 깔판에 불이 붙어 사방에 걸려있던 세탁물로 번진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불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 것은 이들이 모두 깊은 잠에 빠져있었고 세탁소 입구쪽에서 불이 나서 안으로 불길이 번져들어갔고 앞쪽 세탁소의 유리문, 양철문 등이 2층으로 잠긴데다 2미터가 넘는 쇠빗장이 가로질러져있어 이들은 빠져 나올 구멍 하나 찾지 못한 채 방안에서 떼죽음을 당했던 것. 경찰은 종업원 최모군 등을 연행조사중이다. 경찰은 세탁물 1백여점 등 피해액을 1백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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