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작장편|일요일의 손님들-정연희 작, 김세종 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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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앙일보사는 그동안 연재해온 정덕조여사의 『지하여자대학』을 오는 30일로 끝맺고 새해 1월1일부터는 정연희씨의 야심적인 전작장편 『일요일의 손님들』을 김세종씨 삽화로 연재합니다. 57년 단편 「파류장」으로 문단에 「데뷔」한 정여사는 그동안 「목마른 나무들」「아가」「석녀」등 여러편의 「베스트·셀러」급 문제작을 내어 놓았으나 신문소설로는 이번이 세번째가 됩니다. 2년전부터 구상하여 최근에 끝마친 이 전작소설(2천장)의 주제는 『부정적인 현대인의 생태를 벗어나 긍정적 삶을 지향하는 인간상』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존재자는 그 사실자체로써 승자』라는 명제를 세워놓고 온갖 부정적 요소를 극복하면서 오늘까지 살아온 존재자 - 즉 승자를 긍정적인 면에서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정적 비극미를 즐겨 「테마」로 삼아온 작가로서 이 소설은 그러니까 완전히 새로운 식도인만큼 기대도 큽니다.
작가는 기성윤리의 틀에 꼭맞는 전형적인 여성, 가정과 남편에게 완벽할 정도로 충실하면서 자신에게도 충실한 - 다시 말하면 인생을 조절하고 즐기며 살아가는 여성, 기존질서에 비판적이면서도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20대여성, 이렇게 세가지 「타입」의 주인공을 설정해 놓고 「스토리」보다 인물중심으로 엮어나갑니다. 작가는 소설제목의 「일요일」을 상징적으로 독자들이 받아들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신의 창조력이 쉬는날 신이 죽었거나 말거나 우리 모두가 마지막 토요일을 지나 도달한 시간, 그것은 곧 현대를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긍정하지 않을수 없는 지난 과정과 다가온 오늘, 그것을 우리는 어떤 자세로 받아들일것인가? 신문소설의 특성을 살려 쉽게, 흥미있게 또 아름답게 엮었다는 이 새 소설을 중앙일보는 새해 선물로 애독자 여러분 앞에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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