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술|국전「잡음」에 큰충격|반성의 계기「현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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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①한국회화의 동경전 ②국전의 잡음 ③판화보급 운동 ④기념동상「붐」⑤남관씨 귀국<선정·평가> 유준상 석도윤 임영방 장우성 김인승
미술계는 격동의 68년을 보냈다. 의욕에 상반된 좌절감과 10년래의 고질이 터지는등 소용돌이를 거듭했다. 연초부터 조형작가회의가 알쏭달쏭한 「제2선언」을 했는가하면 중견작가의 발표전도 두드러지게 많았고 「그룹」전도 활발했다.

<창피한「대표」전>
①우리나라 현대회화를 대표하는 20명(2명은 재일교포)의 작가가 여기에 참가, 7월19일부터 5일간 일본에서 전람회를 가진 것은 한국화단에 큰자극이 아닐수 없다. 그것은 외국에서연 최초의 초대전이기 때문이다.
미술평론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뽑은 이들 작가의 작품에대해 일본 미술계의 평판은 뜻밖에 엉뚱해 국내미술계는 당황치 않을수 없었다.
이제까지 국제성에만 들떠있던 우리나라 미술계는 시대성은커녕 한국적인 것 조차 제시하지 못해 창피만당한 셈. 적어도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 줬다는 점에서 뜻있는 행사가 됐다.

<사상최대의 잡음>
②문화공보부가 인계받아 처음으로 주관한 제17회국전은 『구태의연』은 고사하고『국전사상최대의 잡음』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미술계는 물론 국민에게까지 충격을 크게했다. 예년에없었던 심사위 내부에서의 반란이 17회에걸처 썩고 곪은 고질을 송누리째 드러내놓고 만 것이다.
그 여파로 서울시의 민전-국전에 대등할만한 미전개최안이 태동케됐다.
또한 서예가 대통령상에 오를 만한 현대미술이냐는 점에서도 논란이 컸다.

<판화협회전 개가>
③지난 수년동안 몇몇 작가들에의해 시도돼 오던 판화보급운동이 금년 들어본격화한 느낌이다. 유강렬 배융강환섭씨등 13명의 작가가 단합, 협회를 발족하고 10월말 창립전을 가켰다.
창립전은 이채롭게도 『희생적인 봉사가로 대매출』, 5백원내지 3천원으로 규격화하여 전시 기간중에 수백장의 매상을 올려 개가. 가장 대중성을 띤 만화란 점에 착안하여『오늘의예술을 누구나 가질수 있고 즐길수 있게 해야한다』는 전제 아래 계몽적인 선도역할을 했다.
한국판화회의 이항성씨가 혼자의 힘으로 공모전을 베푼 것도 만화보급 운동에는 특기할 만한 일이다.

<논란의 동상건립>
④이충무공·세종대왕·사명대사의 동상이 4, 5월에 걸쳐 서울의 도심지에 건립 제막 됐다. 또 김유신, 을지문덕, 이율곡, 원효대사의 동상이 착수되어 내년 봄에 제막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념 조각상의 우열은 고사하고라도 공간과 환경에대한 갖가지 견해는 미술계에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기획 담당자를 포함하여 미술계 자신에 심각한 재고를 요청하고 있다.
최근에 재건된 광화문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

<국전에브레이크>
⑤지난 8월「파리」에서 14년만에 귀국한 남관화백은 그의 국제적인 위치에서만이 아니라국전에 「브레이크」를 가해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에서도 화재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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