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붕괴되느니 核 갖는 게 낫다"

중앙일보

입력

뉴욕 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8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방미 특사단 중 한 인사가 방미 기간 중 "북한이 붕괴되기보다는 핵무기를 갖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당선자 인수위 측은 이에 대해 "사적인 만찬자리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의 일부 견해를 소개한 것뿐인데 이를 대표단의 견해인 것처럼 보도했다"면서 해당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북핵 보유 선호' 발언을 처음 소개한 것은 월 스트리트 저널 7일자다.

저널은 '북한의 전면전 위협경고'란 제목의 기사 말미에서 盧당선자 방미 특사단을 만난 미 학계인사의 말을 인용, "한 한국 관리는 '그들은 북한의 붕괴보다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지만 이 메시지가 조지 W 부시 정부 측 인사들에게 잘 전달되진 못했다"고 소개했다.

뉴욕 타임스도 8일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한.미간의 이견을 다룬 분석기사에서 "특사단을 위해 열린 워싱턴의 한 사적인 만찬장에서 한국의 고위 특사 한명이 '선택이 가능하다면 차기 정부는 북한이 붕괴되는 것을 보기보다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미대표단의 일원이었던 윤영관(尹永寬) 인수위 통일외교안보분과 간사는 9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미 평화연구소(USIP).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주최 만찬에서 '한국 젊은이들의 경우 북한이 붕괴되면 곧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것이므로 북한의 핵보유보다 붕괴를 더 위험하다고 보는 인식도 있다'고 소개한 것뿐인데 와전됐다"고 설명했다.

尹간사는 "이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을 뿐이며 질문 자체가 악의적이었다"면서 "즉각 뉴욕 타임스 측에 정정보도를 요청했으며, 타임스 측도 이를 기사에 반영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효식 기자jjp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